지난 14일 갑자기 정수리에 심각한 탈모 증상이 나타난 중국 소녀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원인이 열흘 전 데려온 고양이일 수 있다는 발표에 충격은 더 컸는데요.
현지 병원 측은 고양이 털, 비듬 등이 떨어져 생겨난 '진균(곰팡이) 감염'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동뿐 아니라 저항력이 약한 어른도 앓을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반려묘 청결 유지와 정기 검사를 권고했죠.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개, 고양이 등과 같이 산다는 통계에서 보듯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고양이 '집사'가 크게 늘고 있는데요.
스스로 그루밍하고 일정 장소에 배변하는 등 다른 동물에 비해 손이 덜 간다는 인식이 강하죠.
반면 길고양이를 '냥줍'해 한 식구가 되는 일이 많은 만큼 새끼 때 다듬어지지 않은 공격성으로 인해 관련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양이 이빨과 발톱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구조인지라 감염병으로 번질 확률도 높은데요.
'고양이육아백과' 저자인 이준희 수의사는 "고양이 송곳니에 많이 끼는 치석이 감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할큄, 물림 등 고양이에 의해 상처가 나면 서둘러 가까운 병원을 방문, 항생제 처방과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일단 생리식염수, 없다면 흐르는 물로 상처 부위를 세척해 초기 세균 감염을 막는 것이 급선무인데요.
세균 감염 시 통증, 열감, 발적(붉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발생하고 연조직염(봉와직염)으로 진행되면 발열, 근육통도 나타납니다.
피가 나면 거즈나 손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눌러 지혈하되, 젖거나 찢어져 상처에 들어가기 쉬운 화장지는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상처라고 가볍게 여기고 방치했다가는 병을 키우기 십상인데요.
물린 상처, 즉 교상은 전신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있어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는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신경 써야 합니다
곽경훈 혜명심의료재단 울산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고양이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일주일에 네다섯 명씩 된다"며 "흔치 않지만 파상풍 위험이 있는 만큼 어릴 때 맞은 백신의 효력이 다한 만 18세 이상은 조심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고양이가 할퀸 상처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발톱의 바트로넬라균으로 인한 묘소병(cat scratch disease)은 임파선염, 빈혈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뇌수막염, 골수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반려묘를 매개로 한 인수공통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곰팡이성 피부염'은 그 중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과 원형 탈모를 동반합니다.
고양이 털, 귀가 진드기가 붙어있다면 이 역시 사람에게 옮겨올 수 있죠.
드물지만 기생충에 감염된 고양이 배설물을 통한 '톡소플라즈마'는 임신 초·중기 유산이나 사산, 태아 시력·뇌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령자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길고양이 구조나 임시보호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요.
길고양이는 집고양이에 비해 비위생적인 환경 속 각종 세균에 노출됐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죠.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길고양이는 야생동물이라고 보고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작년 2월 중국 우한 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해 고양이를 비롯한 반려동물을 대거 유기하는 등 막연한 두려움이 혐오나 학대로 번지기도 하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월 우리 방역 당국은 "반려동물에서 인간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된 사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애묘인 스스로 입양 등을 결정하기 전 유의사항을 숙지해야만 모두가 건강하게 공존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