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50년내 사람·동물간 교차감염 1만5천건 발생 전망"

美 연구팀 "서식지 이동·파괴로 이종간 접촉 및 바이러스 감염 위험 증가"

 기후 변화 영향으로 앞으로 50년 동안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킨 것과 같은 바이러스 교차감염이 최소 1만5천 건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타운대 콜린 칼슨·그레고리 앨버리 교수팀이 지구온난화를 2℃ 이내로 억제하는 시나리오 하에서 동물 분포 변화와 인간과의 상호작용 등을 토대로 이종 간 바이러스 교차감염 가능성을 분석, 이같이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이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향후 50년간 이종 동물 사이에서 최소 1만5천 건 이상의 바이러스 교차감염이 일어날 것이라며 기후 위기가 동물과 인간을 위협하고 또 다른 전염병 대유행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의 치명적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앨버리 교수는 "이 연구는 미래에 동물 건강을 위협하고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 출현할 수 있는 새롭고 파괴적인 메커니즘을 보여준다"며 "이는 향후 수십 년간 지구가 더 뜨거워질 뿐 아니라 더 아프게 될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인간과 접촉이 거의 없던 바이러스나 세균, 기생충 같은 병원체를 가진 많은 동물이 더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고 있으며, 이런 병원체가 사람을 포함한 다른 동물을 감염시킬 위험도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2070년까지 진행이 예상되는 다양한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와 농업·도시개발을 위한 열대우림 파괴 등 토지 이용 변화를 적용해 포유동물 3천870종의 서식지 이동과 인간과의 접촉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등을 분석했다.

 이들은 지금도 야생동물 세계에는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최소 1만 종 이상 존재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이들 동물이 인간과 접촉 기회가 많지 않아 눈에 띄는 교차감염이 적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동물들이 서식지를 옮기고 농업과 도시 확장을 위한 서식지 개발이 진행되면서 동물과 사람의 접촉 기회도 증가하고 바이러스 교차감염 위험도 커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온난화가 2℃ 이내로 억제되는 시나리오에서도 기후와 토지 이용 변화로 2070년까지 포유류 3천139종의 서식지가 이동하고, 이로 인해 같은 기간에 사람과 동물 간 바이러스 교차감염이 1만5천 건 이상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동물 바이러스 확산에는 특히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박쥐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도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박쥐에는 약 3천200종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사람-동물 간 바이러스 교차감염 증가로 질병 확산 위험이 크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고지대가 꼽혔다.

 앨버리 교수는 "기후변화가 생태계를 속속들이 뒤흔들어 이종 간 바이러스 교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것은 현재 일어나고 있고 최상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도 예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콜린 칼슨 교수는 "우리는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또 다른 팬데믹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우리 뒷마당에서 동물 유래 전염병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하버드대 애런 번스타인 교수는 "이 연구는 동물로부터 병원체가 인간으로 전염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일차적 전염병 예방, 서식지 보호, 야생생물 거리 규제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없으면 향후 부자들만 전염병을 견딜 수 있는 세상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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