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이 벽'을 파괴해보세요…"어떻게?"

화재시 탈출구 역할하는 경량 칸막이
주먹 한 번에 '우지끈'…여성·노약자는 도구 쓰면 쉬워
"물건 쌓아두지 말고, 망치 등을 옆에 둘 것"

 "화재 시 이 벽을 파괴하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은 벽이 있다.

 '경량 칸막이'로 불리는 이 벽은 비상 상황에서 현관이나 계단으로 대피하기 어려울 경우 뚫고 피난할 수 있는 약 0.9㎝ 두께의 석고보드다.

 실제로 2020년 광주의 44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자 30대 여성이 발코니에 있는 경량 칸막이를 부수고 옆 세대로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경량 칸막이는 위급 상황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비상구이니 위치와 파괴 방법을 평소에 알아두는 게 좋다.

 ◇ 주먹 한 번으로도 부술 수 있어…도구를 먼저 사용하면 쉬워

 지난 7일 오후 강원도 삼척소방서 내 간이 경량 칸막이를 활용해 체험을 진행했다.

간이 경량 칸막이는 경량 칸막이 한 개와 내장재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을 철 틀에 고정한 구조의 체험 장치다.

 실제 공동주택의 경량 칸막이 구조는 내장재 뒤에 옆 세대의 경량 칸막이가 하나 더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경량 칸막이를 눈앞에서 보면 단단한 벽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 부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잘못 때렸다가 오히려 다치진 않을지 걱정도 된다.

 우려와 달리 보통 체격의 20대 남성인 기자가 주먹을 내지르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팔꿈치까지 경량 칸막이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구멍이 난 곳 밑에 발차기를 가볍게 한 번 하니 경량 칸막이가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다.

 경량 칸막이의 강도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이 액자나 골판지 수납장 등을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몸이 약한 사람이라면 맨몸으로는 경량 칸막이를 부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근력이 약한 20대 여성 기자가 주먹과 발로 경량 칸막이를 온 힘을 다해 때려봤지만 '쿵'하는 소리만 울릴 뿐 부서지지는 않았다.

 이럴 경우 핸드폰, 가위, 망치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구를 먼저 사용해 경량 칸막이에 구멍을 내면 쉽게 파괴할 수 있다.

 15㎝ 길이의 작은 가위로 30초 동안 경량 칸막이에 구멍을 낸 뒤 다시 발차기를 해봤다.

 조금도 갈라지지 않았던 이전과 달리 허벅지까지 경량 칸막이에 들어가며 쉽게 부술 수 있었다.

파괴된 부분 근처를 몇 번 더 발로 차니 나머지 부분도 쉽게 깨졌다.

 실제 상황이라면 옆 세대의 경량 칸막이까지 파괴하고 넘어가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 노인 등 근력이 약한 사람이 집에 살고 있다면 경량 칸막이 근처에 망치와 같은 도구를 두는 편이 좋다.

 ◇ 위급 상황에서 경량 칸막이 활용하려면…위치 파악·물건 쌓기 금지

 1992년 주택법 개정에 따라 3층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발코니 등에 있는 세대 간 경계벽을 경량 칸막이로 설치해야 한다.

 보통 경량 칸막이에는 '화재 시 이 벽을 파괴하세요!'라는 홍보 스티커가 붙어있어 찾기 쉽다.

 최성훈 삼척소방서 현장 지휘 팀장은 "화재 시 당황하면 자기 집의 경량 칸막이 유무와 위치를 잊어버릴 수 있다"며 "평소 경량 칸막이 위치를 알아두는 게 중요하며, 만약 경량 칸막이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다면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세대 내 경량 칸막이 위치를 미리 알아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량 칸막이 앞에 물건을 쌓아두면 실제 불이 났을 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경량 칸막이 앞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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