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켜지고 꺼지는 것' 추적하는 기술 개발…뇌 기능·질환 연구 활용

 미국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뉴런)의 활동이 언제 시작되고 정지하는지 추적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뇌의 정상적 기능뿐 아니라 우울증·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에서 뇌의 '꺼짐 스위치'가 어떻게 잘못 작동하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리 예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뉴런(Neuron)에서 광유전학을 이용해 뇌 신경세포를 반복적으로 활성화하고 억제하면서 단백질의 변화를 관찰, 인산화 PDH(pPDH)라는 물질이 뉴런이 꺼졌음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뇌세포 그룹이 언제 켜지는지 관찰해 뇌의 복잡한 활동 패턴을 연구해왔다.

 신경세포가 얼마나 오래 활성화돼 있는지, 언제 다시 꺼지는지 이해하는 것은 뇌 기능과 질병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

 예 교수는 "뇌는 일반적으로 뉴런을 억제해 활동을 조절한다"며 "과학자들이 그동안 뉴런을 억제하는 것을 추적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이를 발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뇌세포가 억제된 직후, 즉 세포가 꺼진 뒤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피루베이트 탈수소효소(PDH.pyruvate dehydrogenase)가 매우 빠르게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 교수는 "뉴런이 발화(firing)할 때, 즉 신호를 방출할 때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뇌는 발화가 끝나면 에너지 절약을 위해 PDH 단백질을 빠르게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뇌세포 발화 끝나면 즉시 PDH에 인산염(phosphates)이라는 분자 꼬리표가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산염 꼬리가 붙은 인산화 PDH(pPDH)는 활성을 잃어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어 pPDH만 인식하는 항체를 발견하고 이 항체를 통해 pPDH 수치를 측정, 뇌세포가 억제(꺼짐) 상태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항체를 이용해 마취한 생쥐의 pPDH를 측정한 결과 뇌 전체의 pPDH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뇌세포가 마취 상태에서 대부분 비활성화된 것이다.

 또 동물을 밝은 빛에 노출했다가 갑자기 빛을 차단하는 실험에서는 시각 피질 뇌세포의 pPDH가 빛에 노출됐을 때 낮아졌다가 조명이 끈 후 즉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식욕 관련 뇌세포에서도 확인됐다. 쥐가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식욕 관련 뇌세포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식욕, 비만, 체중 감량 약물 등을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더 광범위하게는 건강한 사람과 다양한 뇌 및 대사 질환 환자의 뇌세포 억제 수준을 비교하는 데 pPDH 항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뇌가 세포를 끌 수 없거나 평소보다 더 빨리 또는 늦게 끄면 어떻게 될까?', '뉴런 억제가 다른 질병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까?' 등 많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euron, Li Ye et al., 'Phosphorylation of pyruvate dehydrogenase inversely associates with neuronal activity', http://dx.doi.org/10.1016/j.neuron.2023.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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