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ADHD라면 동반 정신질환도 살펴야…틱장애 위험 27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52만명 분석…"우울증·조현병 등 10년 이상 정기 평가해야"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조절의 어려움이나 충동성 과잉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주요 신경 발달장애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유병률은 7.2%로 보고돼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최근 10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성인에서 ADHD 유병률이 각각 1.5배, 10배가량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ADHD는 정서, 인지, 사회성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사회적 기능 및 삶의 질을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ADHD는 단독으로 진단되기보다는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통계적으로는 소아·청소년 ADHD 환자의 3분의 2 이상에서 한 개 이상의 다른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함께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 연구팀(김수진, 김재성, 김미숙)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4~2019년 ADHD로 처음 진단받은 소아·청소년 52만2천942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ADHD 군에서 다른 신경정신과적 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대조군에 견줘 최소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지(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기존에 다른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없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ADHD 진단 시점 이후 새롭게 다른 정신과 질환들이 발생할 위험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대조군과 비교했다.

 ADHD군과 대조군은 각 35만3천898명이었다.

 이 결과 ADHD 군은 진단 이후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조현병, 틱장애로 진단받을 위험이 대조군보다 각각 10.86배, 12.65배, 13.23배, 27.40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ADHD 군에서는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조현병의 발병 연령이 16~17세로, 해당 질환들이 대조군보다 대략 5년 더 이른 시점에 발병하는 추이를 보였다.

 따라서 ADHD로 진단받은 아이는 주의력이나 충동조절과 관련된 증상 이외에도 전반적인 정신건강 상태를 최소 10년 이상 정기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홍순범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ADHD 동반 정신질환의 발생 위험도는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며 "ADHD로 진단받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다른 동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큰 만큼 조기에 적절한 진단 및 정신 사회적 치료, 교육적 접근을 포함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ADHD 아동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ADHD의 진단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등에 게시돼 있는 자가진단표를 통해 가정에서도 쉽게 파악해 볼 수 있다.

 주의력결핍형과 과잉행동·충동형에서 각각 9가지 검사 항목 중 6개 이상에 해당하는 아이는 ADHD가 의심된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ADHD의 치료는 6세 이상이라면 약물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개는 치료 후 집중력이 좋아지고 산만함과 행동의 충동성도 줄어든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모의 일관된 양육과 지도가 필수적으로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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