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커피 풍미 특성 측정…매번 같은 맛 내는 기술 나왔다"

美 연구팀 "전기화학 분석으로 풍미 특성 정량화…품질 관리·재현성 향상 기대"

  원두에서 추출한 커피의 농도와 로스팅 등 풍미 요소를 복잡한 분석 장비나 시음 평가 없이 전기적 신호로 분석, 일관된 맛을 구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오리건대 크리스토퍼 헨든 교수팀은 30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커피에 전극 3개를 담그고 전류를 흘려보내며 전기화학적 반응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커피의 풍미 프로파일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커피의 맛과 품질 등 평가에는 주로 전문가 시음이나 굴절률을 이용한 용존 고형물(TDS) 농도 측정 방식이 사용된다. 그러나 농도 측정만으로는 로스팅 정도나 추출 조건에 따른 화학적 차이나 풍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헨든 교수는 커피의 맛은 대부분 농도와 로스팅 정도(색)가 결합된 결과로, 이를 커피의 '로스티니스'(roastiness)라고 한다며 이 연구의 목적은 사람마다 매우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면서 더 일관된 맛의 커피를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커피의 풍미 요소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물질의 화학적 구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배터리와 연료전지 성능 측정에 사용되는 전기화학 분석 장비 퍼텐시오스타트(potentiostat)를 활용했다.

 이 장치는 별도의 시료 전처리 없이 추출한 커피에 3개의 전극을 담그고 전압을 가하면서 전류 변화를 측정하는 순환 전압전류법으로 용액 속 분자들이 전극에서 일으키는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커피의 화학적 특성을 분석한다.

 실험 결과 커피의 농도와 전극에서 측정된 총 전하량 사이에 뚜렷한 비례관계가 확인됐다.

 커피 농도가 높을수록 전류 신호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커피 속 산성 물질과 용존 성분 농도가 증가하면서 전기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분자가 많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농도에서도 로스팅이 더 진할수록 전류 신호는 감소했다. 이는 카페인 등 로스팅 과정에서 변화하는 유기물들이 백금 전극 표면에 흡착돼 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커피마다 고유한 화학적 지문(chemical fingerprint)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풍미를 보다 정밀하게 수치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서로 다른 원두와 추출 방식에 따라 전기적 신호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도 확인했다며 이는 바리스타가 특정 커피의 풍미 특성을 목푯값처럼 설정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 검증을 위해 영국의 한 로스터에서 로스팅한 겉보기에 구별되지 않는 4종의 커피 샘플을 분석,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샘플을 정확하게 찾아냈다.

 헨든 교수는 "이 방법은 커피 농도와 로스팅 정도를 분리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최초의 방법의 하나"라며 "커피 로스터리의 품질 관리뿐 아니라 블렌딩 최적화, 원두 배치 간 차이 분석 등 다양한 산업적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Christopher Hendon et al., 'Direct electrochemical appraisal of black coffee quality using cyclic voltammetr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1526-5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이 직접 필수의료 설계한다…"환자 이송 등 역내 협력 강화"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제2차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 전략 중앙·지방 협의체 회의를 열고, 지역이 주도하는 의료공백 해소 선도 사업의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체 회의는 지역필수의료법의 내년 3월 시행에 앞서 지역별 필수의료 추진체계 등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지역 선도 사업은 응급·분만·소아 등 지역별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는 게 핵심이다. 특히 사업은 의료기관 간 역할 분담, 전원(轉院)·이송 조정, 야간·휴일 대응체계 등 지역 내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구체적인 선도 사업의 내용과 지원 방식은 관계 부처 협의,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17개 시도가 구성한 임시 필수의료위원회 현황을 공유했다. 지역필수의료법에 따르면 중앙 정부에는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지역에는 시도별 필수의료위원회가 신설된다. 복지부는 시도별 필수의료시행계획 수립 절차, 진료권별 진료협력체계 구축·운영 등이 담길 지역필수의료법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각 시도와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고형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역마다 필수의료 공백의 양상과 원인이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냉장고 없이 수십일…바이오의약품 유통 바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효진 생채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저온유통(콜드체인) 없이도 상온서 수십일간 생체 분자 기능을 유지해주는 나노 다공성 기반 바이오의약품 전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은 상온에 노출되는 순간 단백질이 변성되고 유전자 편집 기능이 사라져 영하 수십도 콜드체인 유통이 필수다. 급속 냉동해 가루 형태로 보관하는 동결건조 기술도 있지만 이 과정 자체에서 생체분자 구조가 변형돼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동결건조 과정에서 분자 구조를 보호하는 대신 동결건조가 끝난 뒤에도 기능을 유지하는 설계를 고안했다. 동결보호제 조성과 나노입자 구조를 최적화해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고 다공성 구조를 가진 나노 전달체를 개발한 것이다. 이 구조는 유전자 편집 물질을 내부에 안정적으로 담고, 건조 상태에서 보관한 뒤 물을 만나면 구조와 기능을 빠르게 회복한다. 플랫폼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한 물질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한 결과 동결건조 후에도 유전자 편집 기능의 70%가 유지됐으며, 상온 90일 보관 후에도 생체분자 기능이 정상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플랫폼이 보관뿐 아니라 나노다공성 구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