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 중 절반가량이 성병인 매독에도 중복으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 순천향의대 감염내과 이은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8∼2016년 국내 건강보험 청구자료에서 확인된 HIV 감염인 9천393명을 분석한 결과, 48.3%(4천536명)가 매독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즈 케어'(AIDS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병원균 감염으로 발병한다. 초기에는 성기 주변에 염증이나 발진 등이 나타나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다양한 피부병변을 일으키거나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HIV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병원체 보유자나 양성 판정자에서부터 HIV 감염 이후 면역 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긴 에이즈 환자를 모두 포함한다. 요즘은 HIV 감염인일지라도 조기에 약물(항레트로바이러스제제)을 잘 복용하면 만성질환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HIV가 억제된 상태에서는 성관계해도 HIV 바
갈색 지방에 많은 PGRMC 2라는 단백질이 체내 지방 형성과 에너지 대사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PGRMC 2는 'progesterone receptor membrane component 2'의 머리글자로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수용체 막(膜) 구성요소 2'라는 뜻이다.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로만 알려졌던 PGRMC 2가, 혈액의 주요 성분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헴(heme)의 샤프롱(chaperone)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포유류에서 세포 내 헴 샤프롱이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샤프롱은 단백질 접힘을 조절하는 폴리펩티드 사슬 구조의 단백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분자 샤프롱(molecular chaperone) 또는 단백질 샤프롱(protein chaperone)이라고도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과학자들은 20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논문 개요를 공개했다. 캘리포니아 라호야에 위치한 이 연구소는 과학자, 기술자 등 3천여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비영리 민간 생의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거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학계 의견과 반대되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지원(가정의학과), 용인세브란스병원 권유진(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5년)에 참여한 19∼65세 1만68명과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40∼69세 9천652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누고 하루 섭취 콜레스테롤에 따른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비교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청 속에 지방질이 많아서 혈청이 뿌옇게 흐려진 상태를 말한다. 그 결과 이상지질혈증이 있을 때 하루 300㎎ 이상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한 그룹의 총콜레스테롤은 204㎎/㎗로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 200.1㎎/㎗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또 심뇌혈관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LDL 콜레스테롤이 평균 117.1㎎/㎗로, 300㎎ 미만 섭취군의 1
수면 부족이 뼈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버팔로대학 보건대학원의 히서 옥스-밸컴 역학-환경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폐경 여성 1만1천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0일 보도했다. 수면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인 폐경 여성은 골밀도(BMD: bone mineral density)가 낮고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의 하루 수면 시간을 조사하고 전신(whole body), 고관절, 목, 척추의 골밀도를 측정했다.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폐경 여성은 7시간 이상인 여성에 비해 이 4가지 골밀도 수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골밀도 수치는 나이로 치면 실제보다 1년 더 먹은 나이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령, 인종, 폐경, 흡연, 음주, 체중, 운동 등 다른 변수들을 모두 고려했지만 수면 부족과 골밀도 감소 사이의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뼈는 살아있는 조직으로 오래된 뼈는 제거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이른바 리모델링(remodeling) 과정이 평생 계속된다. 이 연구결과는 잠이 모자
성장기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에 생선 기름에 많이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과 대만 중국의약대학(中國醫藥大學) 공동연구팀은 오메가-3가 부족한 ADHD 아이들에겐 오메가-3 보충제가 ADHD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0일 보도했다. 그러나 오메가-3가 부족하지 않은 ADHD 아이들에겐 오메가-3 보충제가 효과가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대만의 ADHD 아이들 92명(6~18세)을 대상으로 오메가-3 지방산에 함유된 성분 중 하나인 에이코사펜타엔산(EPA)의 혈중 수치를 측정한 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고용량의 오메가-3 보충제 또는 위약(placebo)을 2주 동안 먹게 했다. 2주 후 실험 전과 후의 ADHD 증상을 비교한 결과, 혈중 EPA 수치가 가장 낮았던 아이들이 오메가-3를 먹은 후 현재의 일에 집중하는 초점 주의력(focused attention)과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경계력(vigilance)
병원체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은 까다롭고도 흥미로운 존재다. 다른 감염병은 한 번만 걸려도 평생 면역이 생기지만 말라리아는 그렇지 않다. 말라리아에 면역력을 가지려면 보균자로든 환자로든 수십 년간 계속해서 말라리아 감염에 노출돼야 한다. 그런데 말라리아 감염으로 생기는 강한 염증 신호(inflammatory signal)가 강력한 항체 형성을 유발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런 염증 신호는 인간의 말라리아 감염이나 만성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 질환 등에서도 관찰된다. 따라서 이 발견은 C형 간염,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루푸스병 등 난치성 감염 질환의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호주 멜버른 소재 '월터 & 엘리자 홀 의학 연구소'의 다이애나 한센 박사팀은 19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저널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발표했다. 같은 날 이 연구소는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한센 박사팀은 지난 10년간 말라리아 감염과 숙주의 면역 시스템 연구에 매진했다. 과거엔 말라리아
NK(natural kille) 세포는 '타고난 살인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감염 세포나 암세포를 탐색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NK세포는 다른 중요한 일도 많이 한다.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땐 T세포 같은 다른 면역세포의 발을 묶어,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정상 세포가 손상되는 걸 막는다. 면역체계의 메신저 기능을 하는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하는 것도 NK세포의 몫이다. NK세포는 목표로 정한 유해 세포를 두 가지 방법으로 제거한다. 하나는 세포 독소를 분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표적 세포의 자멸사 프로그램(self-destruction program)이 저절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NK세포의 표면에는 '죽음의 리간드(death ligands)'로 불리는 독특한 단백질이 있다. 표적 세포의 상응하는 수용체와 결합해 자멸사 프로그램을 돌리는 게 바로 이 리간드다. 리간드는 특정한 수용체의 정해진 부위에 결합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말한다. 효소 단백질과 그 기질,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과 그 수용체 사이엔 이런 '리간드 결합 사이트'가 있다. NK세포가 보유한 '죽음의 리간드' 가운데 TRAIL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TRAIL은 'Tumor necro
동의보감에도 실린 약재 '매미 허물'(선퇴)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박건혁 박사 연구팀이 선퇴 추출물의 파킨슨병 억제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 지난달 호에 실렸다.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발생한다. 몸 떨림과 경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등 증세를 보인다. 기존 연구를 통해 유전자 활성 단백질의 하나인 '널원'(Nurr1)이 결핍될 때 뉴런이 사멸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선퇴 추출물의 널원 활성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 파킨슨병을 유도한 실험 쥐에게 5일 동안 선퇴 추출물을 투여한 뒤 운동 개선 효과를 측정한 결과 대조군보다 2∼4배 운동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치료물질인 '로피니롤'(Ropinirole)을 투여한 실험 쥐보다도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선퇴 추출물로 인해 도파민 수치가 3배가량 늘었고, 널원 양도 대조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널원의 유전자 활성 기능을 제거한 세포에 선퇴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치료 효능이 나타
발기부전 남성은 가장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다나카 요시히로 교수 연구팀이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남성 1천760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9일 보도했다. 4년 후 발기부전 남성은 심방세동 진단율이 9.6%로 발기부전이 없는 남성의 2.9%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흡연, 체중, 당뇨병, 혈압 등 심방세동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어도 발기부전 남성의 심방세동 진단율은 66%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발기부전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이 상당히 강력하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발기부전은 대체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2~3년 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발기부전을 심방세동의 예고 지표로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