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결혼·혈연만 정상가족?…관련법 현주소는

URL복사

`가족이란 무엇인가' 문제제기 속 여전히 법적 가족만 인정
"`생활동반자법'·`동반자등록법' 도입해 사각지대 없애야"

 지난해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의 `비혼 출산'이 화제가 된 것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적 가족의 해체가 이뤄지고 결혼·출산에 관한 인식 역시 예전과 달라졌지만, 여전히 각종 정책은 소위 `정상가족'을 전제로 수립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민법 제779조는 가족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로 규정한다.

 각종 가족정책의 법적 토대인 `건강가정기본법'도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사회의 기본단위(제3조 제1항)로 정의한다. 또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제8조 제1항)'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현실 사회에서는 성소수자나 비혼 남녀뿐만 아니라 장애인·이주민 등 다양한 이들이 전통적 가족 형태에 해당하지 않는 `생활 공동체'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민간단체인 가족구성권연구소의 연구위원이며 '통깨'라는 활동명을 쓰는 한 활동가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도 인정받아야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이런 사례들이 법적 의미의 가족과 구별돼야 할 예외적이고 특수한 형태라고 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복지나 주거·의료·돌봄 등 개인의 기본권은 여전히 `법적 가족'이라는 기존 경로를 통해 주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가정기본법이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2004년 법이 공포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단 법률 이름부터 문제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도 "`건강가정'이라는 법률명은 전형적 형태 외의 가족을 건강하지 않은 가정으로 보는 것이고, 법률상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가족·가정 형태에 대한 차별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수정을 권고했다.

 이후 법안 명칭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바꾸고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등의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개신교 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동반자등록법 국민청원

 이제는 법률상의 낡고 경직된 가족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동반자 관계를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이고 대우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의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법적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이나 비혼 동거까지 확장하는 데 찬성하는 이들이 60.1%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혈연으로 연결된 관계 외에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는 관계'(67.5%)나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38.2%)까지 가족으로 인식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이 2018년 최초로 절반을 넘은 56.4%를 기록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조사 이래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존 법과 제도가 끌어안지 못하는 유형의 가족관계가 많아지면서 해외 사례처럼 `생활동반자법'이나 `동반자등록법'을 제정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직계가족이 아니어도 생계를 함께하는 동반자에게 법적 보호를 제공해달라", "서류뿐인 가족관계증명서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서는 안 된다" 등 내용의 청원이 매년 등장한다. 하지만 2014년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시도한 것 외에는 입법적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외롭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펴낸 국회 보좌관 출신 작가 황두영씨는 "생활동반자법은 혼인과 혈연 이외의 사람들이 함께 살 때 필요한 사회복지 혜택과 제도적 권리를 보장하고, 동거생활을 시작하거나 해소할 때 필요한 절차를 규정하는 법"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국가는 특정한 형태의 가족만을 상정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 사이에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가족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소외와 배제 없는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10㎝' 최소절개로 신장이식 수술 가능…"환자 만족 높아"
체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 기능이 망가진 만성 신부전 환자는 최후 수단으로 신장 이식을 선택한다. 성공적인 신장 이식은 투석보다 환자의 만족도가 높지만, 최대 25㎝를 절개해야 해 상처 통증과 수술 흉터로 환자들의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10㎝ 정도만 절개해 신장을 이식해도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예후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박순철 교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50여 차례의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고 4일 밝혔다. 전통적인 신장이식 수술은 공여받은 신장을 좌측 또는 우측 하복부에 'L'자 모양의 '하키스틱' 피부 절개법을 통해 진행한다. 통상 20∼25㎝를 절개해야 해 속옷을 착용했을 때 흉터가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박 교수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 값(㎡)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하인 비교적 마른 체형의 만성신부전 환자를 추려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에서만 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과 비교해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 역시 상대적으로 빠르다. 기존 수술 방법을 이용한 신장이식 수술과 비교했을 때도 이식된 신장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