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무조건 수술?…"젊을수록 신중히 고려"

서울대병원 윤창호 교수 "경미하면 경과 관찰 먼저"

 지난 몇 년간 국내 수술 건수 1위는 백내장 수술이 차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2018년 59만2천191건, 2019년 68만9천919건, 2020년 70만2천621건에 달한다.

 2020년 기준 수술 빈도 상위 5개에 포함된 다른 수술(일반 척추 수술·18만8천394건, 치핵 수술·16만9천669건)을 건수에서 압도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윤창호 교수는 "백내장 수술이 주변에 흔한 만큼 이를 쉽게 생각하지만 수술 이후 원하는 만큼 시력이 좋아지질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도록 권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며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이 중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흔하다. 외상, 포도막염 감염 등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윤 교수는 "국내 백내장 유병률은 40대 11.1%, 50대 35.7%이지만 60대는 71.8%, 70대 이상에서는 94.2%까지 올라간다"며 "40대 이후 나이가 들면서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소개했다.

 백내장은 이전보다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다.

 사물의 색감이 떨어지거나 선명도가 저하되기도 하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는 "백내장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낮에 심한 경우, 밤에 심한 경우가 있다"며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안경 도수를 자주 바꿔야 하는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

 백내장이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은 빠를수록 좋지만 수술은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판단해야 한다.

 그는 "경미한 백내장은 수술이 필요 없고 안경으로 굴절 이상을 교정한 뒤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을 하면 된다"며 "안경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백내장이 점점 더 심해지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을 해도 각막, 망막, 시신경 등에 이상이 있다면 시력 호전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이 생긴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한 후 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백내장 수술의 입원 기간은 하루나 이틀 정도로, 주요 수술 가운데 가장 짧다. 하지만 모든 백내장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윤 교수는 "외상에 의해 발생한 백내장이나 다른 안과적 이상을 동반한 백내장은 인공수정체를 수정체낭(lens capsule) 내에 제대로 삽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노인성 백내장도 너무 심한 상태에서 수술할 경우 각막부종이 유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노안을 경험해보지 않은 젊은 환자는 인공수정체가 한 곳에만 초점이 맞기 때문에 수술 후 초점 조절 기능 상실로 불만족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장단점이 있어 수술 전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내장 수술만큼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후 안약을 잊지 말고 잘 점안해야 하고 외출 시 보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하며 잘 때는 플라스틱 보호 안대를 착용해 무의식 중에 눈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수영, 과격한 운동, 사우나도 최소 한 달간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백내장이 대표적 노인성 안과 질환인 만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서도 예방 수칙을 잘 지켜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외선, 흡연, 당뇨는 백내장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햇빛이 강한 날은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혈당을 잘 관리하는 것이 백내장을 예방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윤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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