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기업 도미노 인상…식품·외식 물가상승률 3% 넘나

올해 커피·라면·햄버거·맥주 가격 줄줄이 올라
환율 급등에 원재료 수입가격 뜀박질…정국 혼란도 겹쳐
농식품부 "영업이익 늘고 가격 올리는 기업에 융자금 적게 줄 것"

 커피, 초콜릿, 빵·케이크에서 라면, 만두, 햄버거, 아이스크림, 맥주까지. 올해 들어 석달 간 품목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제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30일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현재까지 파악된 곳만 40개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달러 강세와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천460원대까지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데다 원재료 등 각종 비용이 오른 것이 가격 인상 도미노의 직접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정국 불안을 틈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당장 정부의 물가 관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먹거리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이 곧 3%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 나온다.

 전년 동월 대비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 2.7%로 급등했으며 지난달에는 2.9%까지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0%)을 훨씬 상회했다. 또 지난 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 다음 달 마트·편의점서 맥주·라면 줄인상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 오비맥주와 오뚜기[007310] 라면·카레, CJ제일제당[097950]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의 가격이 오른다.

 가정용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 카스는 병과 캔이 100∼250원 오른다. 하이네켄, 칼스버그, 기네스 맥주도 각각 10%가량 인상된다.

 오뚜기 진라면·열라면 큰컵은 1천400원으로, 참깨라면 큰컵은 1천800원으로 각각 100원이 오른다. 오뚜기 3분 쇠고기 카레와 짜장은 2천5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찐만두와 왕교자가 10% 남짓 오른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1천∼2천원 오르고 허쉬초코바 가격도 인상된다.

 남양유업 초코에몽과 딸기에몽은 200원 올라 1천600원이 된다. 롯데웰푸드 의성마늘프랑크와 키스틱도 200원씩 오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오비맥주 가격은 다음 달 1일 평균 7% 오른다. 카스 후레쉬 355㎖ 캔 6개 제품은 9천850원으로 800원 인상된다. 오비맥주가 유통하는 버드와이저 330㎖ 병은 100원 오른다.

 다음 달 18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5개입)은 3천950원으로 9.4% 인상될 예정이다.

 ◇ 소비심리 위축우려…정부 "영업이익률 높은 기업 가격인상 자제해야"

 많은 기업은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기업들이 앞다퉈 가격을 올린 배경에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가격을 인상하는데 부담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2022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업계가 무더기로 가격 인상에 나섰을 때와 현재 기업 부담과 환율 등의 상황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국정 상황에 쏠려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일부 기업에선 이런 비용 압박에 따라 가격을 올려도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기업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커피 원두와 코코아는 올랐지만, 밀가루와 식용유,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내렸으며 오리온 등 식품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20%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푸드의 인기로 식품기업의 실적 호조가 예상돼 주가도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미령 장관, 박범수 차관이 식품기업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물가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원재료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원료구입 자금 지원 등 다각적으로 돕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해 "작년에 (정부가) 막았던 게 한계에 부딪힌 것 같기도 하다"면서 "농산물은 많이 안 오른 것 같은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상당히 뛸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농식품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 등으로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에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고 있다"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는데 가격을 올리는 기업에는 융자금을 적게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표] 올해 식품 가격 인상 사례

 

인상 시기 기업 주요 인상 내용
1월 1일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등 평균 6.3%
1월 16일 대상 소스류 평균 19.1%
1월 23일 폴바셋 카페라떼 등 평균 3.4%
1월 24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등 200∼400원
1월 24일 할리스커피 일부 제품 200∼300원
1월 24일 버거킹 와퍼 100원 등
2월 중 맘스터치 일부 점포 배달앱 메뉴 가격 평균 15%
2월 10일 파리바게뜨 빵 96종·케이크 25종 등 평균 5.9%
2월 13일 SPC삼립 포켓몬빵 등 100원
2월 13일 컴포즈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300원
2월 13일 파스쿠찌 아메리카노 등 200∼600원
2월 17일 롯데웰푸드 빼빼로 등 26종 평균 9.5%
2월 27일 뚜레쥬르 빵·케이크 110종 평균 5%
2월 27일 던킨 도넛·커피 평균 6%
3월 중 굽네치킨 일부 점포 치킨 배달 메뉴 1천∼3천원
3월 1일 빙그레 더위사냥·붕어싸만코 200원
3월 1일 해태아이스 부라보콘 200원
3월 1일 웅진식품 하늘보리·옥수수수염차 200원
3월 1일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스팸 등 5.6∼9.8%
3월 1일 동원F&B 개성 왕만두 4.6%
3월 1일 롯데아사히주류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 8.9∼20%
3월 1일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개당 최대 81원
3월 4일 더벤티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원
3월 4일 배스킨라빈스 아메리카노 400원
3월초 하이트진로 수입 와인·샴페인 200여종
3월 17일 농심 신라면 등 17개 브랜드 평균 7.2%
3월 17일 이디야커피 배달 메뉴 가격 300∼500원
3월 20일 맥도날드 빅맥 등 20개 메뉴 100∼300원
3월 26일 투썸플레이스 커피 200원·스초생 2천원
4월 1일 오뚜기 진라면 등 16개 라면 평균 7.5%
4월 1일 매일유업 커피음료 등 51종 평균 8.9%
4월 1일 블루보틀 아메리카노 등 200∼900원
4월 1일 써브웨이 에그마요 등 평균 3.7%
4월 1일 노브랜드 NBB시그니처 버거 등 평균 2.3%
4월 1일 남양유업 초코에몽 등 12.5∼14.3%
4월 1일 오비맥주 카스·한맥 등 출고가 평균 2.9%
4월 1일 하겐다즈 파인트 2천원·미니컵 1천원
4월 2일 하이네켄코리아 편의점 행사 가격 평균 8.3%
4월 3일 롯데리아 리아 불고기 등 65개 메뉴 100∼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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