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계란' 기준은…난각번호 따라 품질 다르다?

사육환경 따라 난각번호 끝자리 1∼4…영양 차이 크지 않아
계란 신선도는 유통과정에서 차이 생겨…크기는 품질보단 선호도

  최근 한 연예인이 출시한 계란이 가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계란 품질 기준과 사육환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계란은 껍데기에 적힌 난각 번호 끝자리가 '4'로 표시됐지만 방사 사육을 의미하는 '1'이 매겨진 계란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소비하는 달걀은 평균 278개로, 달걀 품질과 가격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 사육환경. 닭 스트레스 지표에 영향…계란 영양성분은 차이 없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떤 요소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좋은 계란'의 정의는 달라진다.

 구체적으로는 기준으로 삼는 요소에 따라 10자리의 난각번호 중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 다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계란 껍데기에는 산란일자 4자리, 농장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 1자리를 표기한 총 10자리 난각번호가 새겨진다.

 만약 계란의 생산과정이나 동물복지를 중요시한다면 난각번호 끝자리 중 숫자가 낮은 계란을 골라야 한다.

 끝자리에 새겨진 사육환경 번호는 숫자가 높을수록 닭의 사육환경이 열악하다.

 자유 방사는 1번, 축사 내 방사는 2번, 개선된 케이지는 3번, 기존 케이지는 4번이다.

 기존 케이지에서 닭 한 마리가 차지할 수 있는 최소 면적은 0.05㎡, 개선된 케이지는 0.075㎡다.

 4번으로 분류되는 기존 케이지에는 A4 용지 한장도 못 미치는 좁은 환경에서 닭이 사육된다.

 상대적으로 환경이 개선된 1번과 2번은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다.

 다만 사육환경은 계란의 영양성분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진 대한양계협회 전무는 "난각번호 끝자리는 사육방식에 따른 분류이기에 난각번호에 따라 달걀의 영양성분에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며 "닭이 좀 더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농장은 농장주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난각번호 1번과 2번 가격이 비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육환경이 계란의 영양성분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닭의 건강에는 영향을 끼친다.

 지난 2월 동물자유연대가 개최한 '산란계 동물복지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공개된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윤진현 교수팀의 '사육 형태별 산란계 복지 및 생산성 평가 연구'에 따르면 사육환경 2번과 3번에 사는 닭이 낳은 계란은 스트레스 지표에서 차이를 보였다.

 사육환경 3번에서 사는 닭이 낳은 계란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 농도는 사육 환경 2번 닭의 계란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정부에서는 축산법 시행령을 고쳐 사육 면적을 확대했고, 난각번호 4번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계란은 2027년 9월부터 사라지게 된다.

품질이 떨어지는 계란

 ◇ 신선도가 경쟁력?…"산란 후 빨리 먹는 게 가장 신선"

 이번에 논란이 된 브랜드는 고가의 계란을 판매하게 된 근거로 계란의 신선도 등을 내세웠다.

 호우단위(HU)는 계란의 중량과 농후단백을 측정해서 신선도를 수치로 표현한 지표로, HU가 높을수록 신선한 계란이다.

 72 이상이면 품질 등급 1등급을, 60 이상 72 미만이면 2등급, 40 이상 60 미만이면 3등급을 받는다.

 하지만 가금 업계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계란 중에서 특정 제품의 신선도가 특별히 우수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대부분 업체가 유통과정에서 선도 관리를 하고 있고, 신선한 계란이라도 저장 기간이 길어지거나 보관 환경이 부적절하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계란 유통 과정에서 저장 온도를 10도로 유지하는 등 신선도를 관리하고 있다"며 "신선한 계란을 먹으려면 소비자가 구매한 계란을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닭에서 갓 나온 계란의 신선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산란일자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산란일자는 난각번호 첫 4자리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냉장 보관 시 산란일자 기준 한 달 이내에 소비하도록 권고된다.

 계란이 신선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계란 노른자의 모양을 보면 된다.

 김 전무는 "계란이 닭에서 처음 나왔을 때가 HU가 가장 높다. 보관온도나 유통과정에 따라서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선도를 가격 경쟁력으로 보긴 어렵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계란 노른자의 동그랗게 솟은 부분이 낮다면 신선도가 낮은 계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란을 그릇에 담았을 때 노른자가 흐르듯 퍼지거나, 노른자 색깔이 일반 달걀에 비해 더 짙은 노란색을 보인다면 보관한 지 오래돼 신선도가 크게 떨어진 계란일 가능성이 있다.

 ◇ 계란 크기·기능성 계란도 영양성분 큰 차이 없어

 크기가 큰 계란, 특정 성분을 강화한 기능성 계란, 유정란·무정란 등은 영양 면에서 특별히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종류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먼저 계란의 크기 측면에서는 큰 계란을 소비할수록 더 많은 양의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란은 44g 미만, 중란은 44~52g 미만, 대란은 52~60g 미만, 특란은 60~68g 미만, 왕란은 68g 이상으로 구분된다.

 다만 계란의 크기가 크다고 영양성분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이와 함께 유정란과 무정란도 역시 영양 성분의 차이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영향 성분을 강화한 기능성 달걀은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정보에 따르면 기능성 계란은 계란이 갖는 기능성 물질 중 소량으로 존재하거나 없는 물질을 사료 등 인위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달걀 내부에 축적한 제품이다.

 과학원은 "영양성분이 일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기능성 물질을 제외한 대부분의 성분 구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도 "닭에게 비싼 원료를 줄 경우 계란에도 영양성분이 들어갈 수 있다"며 "다만 미묘한 차이를 만들뿐 영양성분에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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