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통풍 환자들의 근심도 커지게 됐다. 무더운 여름밤 즐기는 맥주 한잔이 자칫 극심한 고통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실제 여름은 통풍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푸린(purine)이 체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일종의 찌꺼기로, 요산 결정이 관절이나 연골 조직에 붙으면 염증과 극심한 통증인 '통풍 발작'을 일으킨다. 주로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고 뜨거워지면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지난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55만3천254명으로, 2020년 46만8천83명 대비 약 18% 늘었다. 특히 7∼8월과 같은 한여름에 환자가 많은데, 지난해 기준 월별 통풍 환자 수는 2월 11만1천977명으로 최저였다가 같은 해 7월 13만5천994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풍 환자가 여름에 늘어나는 건 더운 날씨 탓에 땀 배출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쉽게 높아지기
환자 수가 150만명에 달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5%에 미치지 못하는 질환이 있다. 건선이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붉은 발진과 은백색 각질이 주요 증상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세포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면역 물질이 함께 분비되며 피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는데, 이 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비듬과 같은 비정상적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도 건선 환자가 적지 않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국내 건선 유병률은 3%로 환자 수는 약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환자는 전체 15%인 약 22만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된다. 건선을 단순 피부 질환으로 잘못 인식하거나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경우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나 건선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같은 전신 합병증 위험을 최대 2.5배 높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 단순 피부 질환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미 건선 시장에
"누리 왔냐~" 신경과학자인 정누리 박사는 7일 미국 유학 중 6년만 귀국해 알츠하이머병을 겪는 할머니를 만났을 때 자신을 바로 알아봤던 일화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자주 보는 가족들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던 할머니가 정 박사를 첫눈에 알아보고는 활짝 웃었는데, 기쁘면서도 신경과학자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이 기억은 뇌가 '친숙한 얼굴'을 '생소한 얼굴'로 잘못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으로 이어졌고, 알츠하이머 치료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연구까지 도달했다. 정 박사와 애너벨 싱어 미국 에모리대 및 조지아공대 교수 연구팀은 뇌가 중요한 공간을 학습하는 데 있어 기존 통념과 달리 억제성 뉴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은 뇌와 신경계에서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두 가지 뉴런이다. 흥분성 뉴런은 다른 뉴런을 활성화하고, 억제성 뉴런은 다른 뉴런의 활성을 억제하며 뇌와 신경계를 조절한다. 학계는 뇌의 학습에 관한 연구에서 주로 학습을 일으키는 흥분성 뉴런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연구팀은 해마에 존재하며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이상이 생기는 억제성 뉴런인 파브알부민 억제성 뉴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을 이용해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는 교모세포종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고 6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악성 뇌종양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가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지만,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교모세포종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해 교모세포종의 면역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진행되면서 장내 중요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의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며, 이는 곧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트립토판을 보충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면, 숙주에게 이로운 유익균인 '던카니엘라 두보시'(Duncaniella dubosii)가 면역세포인 'CD8 T세포'(암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며, CD8 T세포를 종양 조직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교모세포종을 유발한 생쥐 모델에 트립토판을 보충한 결과, 두보시 균주가 CD8 T세포가
간암처럼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암세포를 형광으로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항공대(POSTECH)는 화학과·융합대학원 장영태 교수 연구팀이 중국 린이대 밍 가오 교수 연구팀과 함께 암세포만 노랗게 빛나게 하는 형광 분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세포 표면에 있는 당 분자 '글라이칸'은 세포 종류나 상태에 따라 구성이 달라져 '세포의 지문'처럼 쓰일 수 있다. 일부 글라이칸은 여러 암세포에서 많이 나타나 암 진단 마커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분석 기술은 복잡하고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에 연구팀은 글라이칸을 인식할 수 있는 '형광 프로브'를 설계했다. 형광 프로브는 특정 분자와 결합해 위치나 존재 여부를 빛으로 알려주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간암과 대장암 세포 표면에 있는 글라이칸만 인식하는 형광 프로브를 개발했다. 이 형광 브로브를 통해 암세포는 밝게 빛나고 정상 세포는 빛나지 않아 두 세포 차이가 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이 있는 생쥐 모델을 활용한 실험에서 형광 프로브는 암 조직 경계를 뚜렷하게 표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암 수술 중 암 조직만
인체에 이식된 돼지 신장 조직에 대한 인간 면역계의 거부반응 연구에서 이식 후 10일째부터 신장 조직에서 인간 면역세포를 통해 거부반응이 확인되기 시작해 33일째 정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랑탱 구토디에 박사가 이끄는 프랑스 파리 장기이식 및 장기재생연구소와 미국 뉴욕대 랭곤 이식연구소 연구팀은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장이식학회 학술대회(ESOT Congress 2025)에서 공간 분자 영상 기술로 인간 면역세포와 돼지 신장 조직의 상호작용을 관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인간-돼지 이종이식(xenotransplantation) 이후 면역 반응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을 제공한다며 이는 이종 간 이식의 가장 큰 장애물인 인간 면역계의 거부반응 극복에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최첨단 공간 분자 영상 기술(spatial molecular imaging)을 활용해 인간 면역계가 이식된 돼지 신장 조직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61일간 관찰하며 정밀하게 지도화해 거부 반응의 초기 핵심 징후를 찾아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이식 후 돼지 신장의 여과 시스템 전반에 걸쳐 인
우울증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주변 사람의 지지와 사회적 교류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여가·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교류가 활발할 경우 금주·절주 계획을 세울 확률이 최대 1.7배 높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달 발간되는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우울 증상과 금주·절주 계획과의 관련성-사회적 지지의 매개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성인 남녀 14만3천341명의 우울감 경험 여부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우울증 환자가 절주 또는 금주 계획을 세우는 건 알코올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지만, 대부분은 자기조절 능력과 동기가 떨어져 금주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 중 최근 1년 내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이나 슬픔을 느낀 비율은 6.9%(9천849명)였다. 금주 또는 절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우울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는 34.9%, 우울 증상이 없는 집단에서는 27%였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통합적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감각신경성 난청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고 한국인의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이승복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난청 환자 394가계(752명)를 대상으로 정밀 유전자 분석을 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했다. 난청은 외이와 중이 문제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과 청각 신경과 뇌 사이 신경 전달 문제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뉘는데, 감각신경성 난청은 유전, 선천적 감염, 외상, 약물 독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적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기존의 검사 방식으로는 약 50%의 환자에서 유전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타깃패널검사와 전장엑솜검사 등 기존 유전자 분석 방식뿐 아니라 마지막 단계에서 전장유전체분석(WGS·Whole-Genome Sequencing)까지 더해 단계별 유전자 검사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394가계 중 219가계에서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고, 특히 기존 검사 방법으로
충남대는 의과학과와 공대 유기재료공학과 대학원생들이 융복합 연구를 통해 청각기관에 국소적으로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의과학과 박사과정 김성, 유기재료공학과 박사과정 레티푹, 석사과정 김윤영 학생의 이번 공동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실렸다. 공동 연구팀은 체내에서 천천히 효과가 방출되는 '서방형 방출'이 가능한 새로운 프로드럭(prodrug) 형태의 온도 감응성 하이드로젤(써 모젤) 제형을 개발하고, 이를 소음성 난청 동물 모델에 적용해 안정적인 약물 전달과 청력 회복 효과를 검증했다. 특히 약물 방출 후 시간이 지나며 제형이 자가 분해돼 체외로 배출되면서 잔류물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이비인후과 박용호·유기재료공학과 허강무 교수 공동 지도로 연구를 진행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출산 직후 위급한 산후출혈(분만 후 출혈) 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진의 분투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응급상황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출산이 단순한 축복의 순간을 넘어 엄연한 의학적 위기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회장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산후출혈은 분만 직후 또는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자연분만은 500mL 이상, 제왕절개는 1천mL 이상의 출혈을 '산후출혈'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자궁이 충분히 수축하지 않는 자궁 무력증이다.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는 태반이 자궁벽으로 분리될 때 자궁근층이 수축하면서 출혈량을 조절하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혈이 계속되는 것이다. 보통 출혈이 1천mL 이상이면 수혈, 중환자실 입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심한 경우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는 전 세계 산모 6명 중 1명꼴인 1천400만명이 매년 산후출혈을 겪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 산모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이 산후출혈 때문이며,
성인이 된 후에는 뇌에서 신경세포(neuron)가 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기존 이론과 달리 성인 후반기까지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에서 신경세포가 계속 생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요나스 프리센 교수팀은 5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국제 바이오뱅크에서 확보한 0~78세 사람들의 뇌 조직을 분석, 해마에서 줄기세포부터 미성숙 뉴런에 이르는 다양한 발달 단계의 신경세포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인간 뇌의 적응 능력에 관한 근본적이고 오랜 논쟁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신경 발생을 자극해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재생 치료법 개발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해마는 학습과 기억에 필수적인 뇌 영역이다. 뇌과학에서는 오랫동안 뇌 신경세포는 성인이 되면 더는 생성되지 않는다는 이론이 정설로 여겨져 왔으며, 이는 뇌 손상이나 퇴행성 신경질환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해마에서 성인이 된 후에도 신경세포가 생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돼 왔다. 프리센 교수팀도 2013년 뇌 조직의 DNA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 최초로 혀 색상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가참조표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검증·공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게 하는 제도다. 한의건강검진 연구에서 표준화된 측정 방법으로 수집한 한국 정상인의 설 영상 데이터 967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설진(舌診·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한의학 진찰 방법) 측정 기기를 통해 측정한 성별·연령별 한국인 정상인의 설질과 설태 색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설질은 혀의 조직 표면으로 면역 세포의 침윤에 의한 갈라짐, 타액 양에 따른 건조 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설태는 설질 위에 깔린 이끼 형태의 물질로, 설질 상피의 각질화 속도 등을 파악해 한의학적으로는 위장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육안을 이용한 전통적인 설진 측정 방식은 높은 불확도(측정값의 오차범위)로 인해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 현존하는 설진 측정 기기를 포괄해 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불확도를 계산해 한국 정상인의 혀 색상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정상 혀의 설질과 설태 색상을 획득하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고 부피가 큰 사람에게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나타난다는 혀와 얼굴형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고려대안암병원 치과교정과 이유선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치과교정과 김윤지 교수 연구팀이 성인 185명의 콘빔 컴퓨터 단층촬영(CBCT; cone-beam computed tomography) 자료를 토대로 얼굴 뼈 모양과 구강 내 구조, 혀의 위치와 부피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혀는 얼굴 부위와 치아 성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2차원 엑스레이(X-ray) 사진을 활용했다는 한계가 있었고 다양한 얼굴형과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혀의 위치는 편안한 상태에서 입을 다물었을 때 입천장을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측정했고, 부피는 3차원 영상 자료를 토대로 파악했다. 이번 연구 결과 혀가 입천장을 기준으로 아래쪽에 위치하거나 혀의 부피가 크면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커졌다. 또 턱이 길어 보이는 얼굴형을 가진 사람은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었다. 혀의 부피는 치아의 폭과도 관련성이 있었는데, 부피가 커지면 위쪽 앞니의 전
일주일에 2시간 30분가량 정도 걷는 노인의 삶의 질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노인에게서 걷기 운동으로 인한 삶이 질 만족도가 컸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노인 6천60명의 운동 유형(유산소·근력·걷기)과 강도, 비만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 노인의 운동 유형 중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반면, 주당 150분 이상 적절하게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은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1배 높았다. 삶의 질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지장 여부를 파악하는 'EQ-5D' 척도로 평가했다. 특히 비만 노인의 경우에는 주당 15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 만족도 점수가 2.33배 높았다. 비만하지 않은 노인에게서는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관관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무더위 속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려면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낮 시간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열탈진,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탈진 증세가 느껴지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물과 이온 음료를 섭취하는 게 좋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하면서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졌을 때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대부분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고동률
세계적인 흡연 감소 추세 속에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대기오염 등이 비흡연자에게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미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0여명의 폐종양 게놈을 분석, 대기오염 등 환경 노출과 폐암 발병에 기여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 샌디에이고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돼 발생하는 유형의 DNA 돌연변이와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자 질병으로 여겨져 왔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25%를 차지한다. 비흡연자 폐암은 여성,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이는 간접흡연 및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른 28개 지역에 사는 871명의 비흡연자 폐종양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천연물신약사업단 박근완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인공지능(AI) 신약 후보물질 예측 국제대회 '캐시(CACHE) 챌린지' 4회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앞서 3회 대회에서는 박 책임연구원 연구팀 등 4팀이 공동 우승했는데, 이번에는 단독 우승한 것이다. 캐시 챌린지는 신약 개발 첫 단계에서 AI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평가하는 대회로 2021년 출범했다.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참가팀이 제안한 신약 후보 물질을 실제 실험실에서 검증하는 게 특징이다. 4회 대회는 암 면역치료와 자가면역질환을 목표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 예측을 주제로 전 세계 23개 본선 진출팀이 2년간 경쟁했다. 총 1천688개 신약 후보 화합물이 신약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이중 KIST 연구팀이 제안한 후보물질이 유일하게 화학적 독창성과 생물학적 활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KIST 자체 개발 AI 모델 'ECBS'(진화적 화합물 결합 유사성)를 활용해 항암 면역치료 주요 목표로 주목받는 CBLB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물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은 암세포가 몸속 면역 시스템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직장인 A씨는 아침 알람과 함께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하철에서는 웹툰과 유튜브를, 점심시간에는 배달앱과 쇼핑앱을, 저녁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게임까지, 하루 내내 디지털의 늪에 빠진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23.1%에 달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과몰입이 바로 '디지털 중독'이다. 인간의 뇌는 '결핍의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왔다. 달콤한 음식에 끌리고, 즉각적 반응을 원하며,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뇌 구조는 생존을 위한 적응의 산물이다. 뇌과학 연구들에 따르면, 고열량 음식을 볼 때 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채집·수렵 시대에 단백질과 당분 확보 본능이 남긴 흔적이다. 현대 사회는 음식과 정보, 자극이 넘치는 '과잉의 시대'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무심코 초콜릿을 집어 드는 순간이나, 스마트폰 알림음에 반사적으로 손이 가는 모습이 바로 '결핍의 뇌'가 풍요와 충돌하는 현장이다. 이런 충돌 현상의 중심에는 뇌의 보상회로인 도파민 시스템이 있다. 도파민은 단지 쾌락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동기부여 시스템의
뇌 특정 영역의 신경 연결 강도를 측정하면 수학을 얼마나 잘 배울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고, 이 영역을 약한 전기 자극하면 수학 학습 능력을 향상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리대 로이 코언 카도시 교수팀은 3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서 남녀 72명을 대상으로 한 뇌 영역 간 연결 강도 측정과 전기 자극 및 수학 과제 수행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도시 교수는 "지금까지 교육 향상 노력은 대부분 교사 훈련, 교육과정 재설계 등 환경 변화에 집중돼 왔고 학습자의 신경생물학 측면은 간과돼 왔다"며 이 연구는 생물학적 요인이 수학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학습자들이 자주 어려움을 겪는 영역 중 하나가 수학 학습이다. 수학 능력은 어렸을 때 이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는 읽기 같은 인지 능력과 달리 어린 시절부터 성인기까지 정체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는 선천적인 뇌 특성이 수학 학습을 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최근 신경생물학 연구에서 수학 학습에 뇌의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두정후부 피질(PPC), 해마(hippocampus)가
12세 아동 10명 중 6명은 영구치에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10월 5세와 12세 아동 2만55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설문을 한 결과 12세 아동의 영구치 우식(충치) 경험자율은 60.3%였다. 직전 조사인 2021∼2022년 같은 조사 때보다 1.9%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12세 아동의 충치 경험자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채 정체하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 2010년 60.5%, 2012년 57.3%, 2015년 54.6%, 2018년 56.4%, 2021∼2022년 58.4%이었다. 충치를 경험한 영구치의 개수는 1인당 평균 1.9개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현재 충치를 보유한 우식 유병자율은 7.3%로, 직전 조사 대비 0.4%p 올랐다. 아직 영구치가 나기 전 유치(젖니) 단계인 만 5세 아동의 경우 우식 경험자율은 58.3%였고, 현재 충치를 보유한 유병자율은 25.3%였다. 충치를 경험한 치아 개수는 평균 2.7개였다. 5세 아동의 우식 경험자율 및 유병률, 충치 치아 수는 2018년 이후 모두 감소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기후 변화로 장마와 태풍 등에 따른 폭우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침수가 심각했던 서울 지역 주민들의 외상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병원 이용이 비침수 지역보다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 의과대학 한창우 교수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연구개발실과 함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침수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의료 이용 변화를 분석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침수흔적도를 바탕으로 2022년 8월 8∼9일 기록적인 폭우 후 침수 피해가 컸던 영등포·동작·관악·서초구를 세부 지역별로 심각 침수 지역, 경미 침수 지역, 비침수 지역으로 구분했다. 이후 각 지역 주민의 거주지 침수 전후 의료 이용 정보를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법으로 비교해 갑작스러운 폭우에 따른 홍수가 의료 이용에 미친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폭우 후 2주간 심각 침수 지역 주민들의 외상으로 인한 병원 이용이 비침수 지역보다 평균 56.2건,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 역시 평균 14.1건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의료서비스 이용은 평균 5.3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재난 상황에서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발
줄기세포 치료제로 난치성 질환인 '간질성방광염'(IC: Interstitial cystitis)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제주대학교 학내 벤처인 ㈜미래셀바이오는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박주현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줄기세포 치료제 'MR-MC-01'을 이용한 1/2a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2일 밝혔다. 간질성방광염은 방광 내 점막이 헐고 찢어지는 허너병변(Hunner lesion)이 나타나고, 하루 수십 회의 빈뇨(정상인 5∼7회)와 함께 극심한 골반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방광염증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며,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희소질환으로 분류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제인 펜토산폴리설페이트(PPS)의 효과를 보지 못해 빈뇨가 지속되며, 방광통증지수가 높고, 허너병변이 있는 중증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2022∼2023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됐다. 임상 1상에서 임상시험용의약품 투약과 관련한 중대한 이상 반응 등 안전성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2a상 유효성 평가에서는 간질성방광염 증상지수 및 문제지수(ICQ = ICSI+ICPI)와 골반통·요절박·빈뇨지수(PUF)가 처리군
대기오염 물질에 포함된 초미세먼지(PM2.5)가 심부전 전조가 될 수 있는 심근 섬유화(myocardial fibrosis)를 유발하는 등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케이트 해너먼 교수팀은 2일 북미방사선학회(RSNA)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에서 건강한 사람과 확장성 심근병증이 있는 환자 등 690여명의 심장 MRI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PM2.5)가 심근 섬유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너먼 박사는 "이 결과는 대기질이 심장 구조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는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 단계임을 보여준다"며 "대기오염 수준이 약간만 높아져도 심장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대기질 저하와 심혈관 질환 연관성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하지만 대기오염 노출로 인해 심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변화는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해너먼 교수는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심장병, 특히 심근경색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이 연구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바탕으로 2019∼2023년 우리 국민의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천136mg으로 저감 정책 이전인 2011년 4천789mg과 비교했을 때 34.5% 낮았다. 2019년 3천289mg과 비교하면 약 4.7% 감소했다. 다만 이 결과는 하루 2천mg 섭취를 권고하는 WHO 기준에 비하면 1.6배 높은 수준이다.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섭취하는 나트륨의 50% 이상을 주로 면·만두류, 김치류, 국·탕류, 볶음류, 찌개·전골류 등에서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자(3천696mg)가 여자(2천576mg)보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했고, 연령대로는 30∼40대가 이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류의 경우 우리 국민은 2019년 하루 평균 36.8g, 2023년 35.5g을 섭취하는 등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각각 하루 총열량의 7.6%, 7.7%를 차지해 WHO 권고 기준 내 들어간다. 다만 2023년 여자 어린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