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 영등포구는 지난해부터 저소득 1인 가구 사망자의 존엄한 생애 마무리를 지원하고 사후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사전 장례주관 의향 관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에 대비해 생전에 장례 주관자와 부고 범위, 장례 방식 등을 지정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다. 영등포구가 관내 4개 동의 65세 이상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해당 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대부분은 장례 주관자로 직계 가족을 적었지만, 친구·요양보호사·아파트 경비원 등 친분이 있는 제3자를 지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2. 부산 동구도 지난해부터 비혈연 장례와 추모, 사후 정리를 위해 '해피엔딩 장례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관계가 끊어져 장례를 치러줄 가족이 없는 이들은 친분 있는 개인이나 단체를 장례 주관자로 지정할 수 있으며 장례 비용이 80만원 이내로 지원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는 782만9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세 이상이 1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도까지는 29세 이하가 가장 많았으나 고령화 추세로 인해 70세 이상 비중이 처음으로 가장 많아졌다. 이러한 추
내년부터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이전 규모로 되돌아가면서 '의대 반수'를 문의하던 학원가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3천58명으로 되돌리면서 '의대 반수' 문의가 대폭 줄었다. 학원에서 반수 모집은 6월 모의평가(6월 4일 예정) 이후, 대학 기말고사가 끝날 무렵 모집을 시작하며, 문의는 그 이전부터 시작된다. 일부 학원은 올해 의대 관련 커리큘럼이나 설명회 일정을 작년보다 축소하거나 조정했다. 곽용호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원장은 "대학교 3∼4학년이나 졸업생들, 직장인들 사이 의대 문의가 많이 차분해졌다"며 "30% 이상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 입시학원 원장은 "지금은 의대 이슈를 부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조차도 의대 지원을 주춤하고 있고 작년에 비해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 의대 증원 여파로 20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16만897명)이 수능에 응시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N수생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올해는 일시적으로 출생률이 상승했던 2007년생 '황금돼지띠'들이 고3이 되면서 현역 응시생 수도 이례적으로 많아
10여년째 이어지는 담배 소송 변론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들이 흡연의 중독성과 담배 제조사의 책임 등을 두고 다시 맞붙었다. 건강보험공단은 흡연의 중독성과 그에 따른 폐암 발병에 인과성이 있다고 주장했고, 담배회사들은 흡연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므로 제조사의 책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민사6-1부는 22일 건강보험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533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의 12차 변론을 진행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직전 변론에 이어 이날도 직접 출석해 "2025년도에 와서도 담배의 중독성을 얘기하는 것 자체에 비애를 느낀다"면서 담배회사에 폐암 발병 등의 직접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건강검진 수검자 약 14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담배가 100명 중 98명의 폐암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표 석학들이 모인 여러 학회에서도 흡연과 암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고, 담배에 중독성이 있으므로 담배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은 건강검진 수검자 13만6천965명의 건강검진과 유전위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 회사들이 12년째 벌이고 있는 500억원대 '담배 소송' 공방의 항소심 변론이 곧 종결된다. 21일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1부는 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533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의 12차 변론을 22일 오후 진행한다. 항소심 마지막 변론이 될 이번 변론에서는 흡연과 폐암 발병 간의 인과관계 등을 놓고 양측이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최종 입장을 확인한 뒤 선고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재판은 공공기관이 원고로 참여한 국내 첫 담배 소송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소송은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회사에 흡연 폐해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는다는 취지로 2014년 4월 제기됐다. 손해배상액은 30년 이상,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한 후 폐암과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천465명에 대해 공단이 2003∼2012년 지급한 진료비다. 소송 시작 6년여 만인 2020년 내려진 1심 선고에선 공단이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환자들의 암 발병에 흡연 외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흡연과 폐암 발생 간
20∼30대 남녀의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해가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여성의 비혼출산 동의율 상승 폭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의뢰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대의 비혼 출산 동의율은 해가 갈수록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성정책연구원이 통계청 조사 등을 바탕으로 비혼 출산 동의율을 재구성한 결과, 20대 남성의 경우 비혼 출산 동의율이 2008년 32.4%에서 지난해 43.1%로 올랐다. 마찬가지로 20대 여성도 28.4%에서 42.4%로 상승했다. 이 기간 20대의 비혼 출산 동의율 상승 폭은 여성(14%포인트)이 남성(10.7%포인트)보다 더 컸다. 30대의 경우 남성의 비혼 출산 동의율은 2008년 28.7%에서 지난해 43.3%로 올랐고, 여성도 같은 기간 23.9%에서 40.7%로 상승했다. 30대 역시 여성의 비혼 출산 동의율 상승 폭(16.8%포인트)이 남성(14.6%포인트)보다 컸다. 2030세대 남녀의 비혼 동거 동의율도 유의미하게 올랐다. 20대 남성은 2008년 67.2%만 비혼 동거에 찬성했다가 지난해에는 81.1%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20
직장 일이라는 게 반복되는 게 많아서 하다 보면 지겨워지기도 한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피지영 씨도 슬럼프 비슷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 사이버 강의 '유럽 미술관 순례'를 듣고, 마치 10대가 아이돌에 빠져들 듯, 미술이란 세계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닥치는 대로 미술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3년간 무려 1천권을 독파했다. 도슨트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자기계발 휴직으로 유럽 여러 나라를 직접 돌아다니며 배운 지식을 그림에 하나하나 적용하며 실전 연구를 했다. 이후 쌓은 지식과 경험을 병원의 직원들과 환자, 보호자 앞에서 풀어냈다. 2017년부터 3년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약 100회에 이르는 서양미술 강연을 했다. 식약처, 공공도서관, 평생교육원 등 외부에서도 강의했다. 코로나19 탓에 강연을 멈춘 그는 잠시 숨을 골라 이번에 책을 펴냈다. 신간 '서양미술공식'(부크크)은 서양미술에서 마치 공식처럼 나오는 장면들을 친절하게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몇몇 공식만 알면 서양미술을 훨씬 더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서양에서 예수 탄생 장면은 거의 비슷하다. 소와 나
도심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각광받았지만 현재는 환경부가 지정한 대표적인 유해야생동물이다.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실제로 거리에서 비둘기 떼를 만나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두려워 피해 다니는 이들이 많다. 심지어 유해동물이니까 맘대로 포획·살생해도 된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비둘기는 어쩌다 위상이 추락했을까. ◇ '청소의 대상' 된 비둘기 18일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청소용역업체 직원 A씨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 역사에서 비둘기 두 마리를 죽였다. 동물자유연대는 목격자들이 '탕'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점에서 A씨가 새총과 같은 도구를 활용했고, 바닥에 떨어진 비둘기를 주워 2차 살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일역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역사 내 쓰레기통에 비둘기 사체 두 구를 버린 뒤 수건을 가져와 바닥에 묻은 비둘기의 혈흔을 닦는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9일 A씨를 야생생물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동물을 해한 점, 같은 종류의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점, 확인 사살로 목을 비튼 점 등을 토대
"나는 '에겐녀'(에스트로겐 여자)라 여성스러운 옷이 잘 어울려. 그런데 성격은 '테토녀'(테스토스테론 여자)여서 호탕한 면도 있어." 기성세대에겐 다소 낯선 이야기지만, 요즘 Z세대(1997년∼2006년생) 사이에선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오간다고 한다. 한때 MBTI 같은 성격유형검사가 유행했던 것처럼, 여성·남성 호르몬에 빗대 성향을 표현하는 '에겐·테토' 테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겐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테토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뜻한다. 테스트 유형별로 문제는 다르지만, 대체로 가령 체격이 좋고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은 '테토남', 긴 머리에 얌전한 행동을 보이는 여성은 '에겐녀'로 판정받는다. 반대로 예술을 즐기거나 섬세한 남성은 '에겐남', 목소리가 크고 외향적인 여성은 '테토녀'가 되는 식이다. 이런 분류는 자신의 성향을 간단히 설명할 수 있어 10∼20대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스스로를 '테토녀'라고 소개한 이소라(25)씨는 "터프한 평소 내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직장인 이모(30)씨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에겐·테토 테스트가 유행인 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연애 상대방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최종 변론을 앞둔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폐암 환자의 의료비를 담배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담배회사에 대한 책임 인식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더 강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유광하)와 '흡연과 폐암, 주목받는 담배소송' 심포지엄을 열어 이런 내용의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 방식의 설문 조사는 3월 27일부터 4월 15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 1천209명(비흡연자 757명·흡연자 218명·금연자 2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국내 담배회사(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총 533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급여비 환수를 위한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20갑년(매일 1갑씩 20년 흡연) 또는 30년 이상 흡연한 폐암·후두암 환자 3천465명에게 지급된 진료비를 담배회사에 청구한 것으로, 최종 변론일은 오는 22일이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45.9%는 건보공단의 담배 소송을 '어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