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검진이 불필요하게 과잉으로 이뤄지고 있어 무증상자 또는 질환 저위험자는 갑상선 초음파나 폐암 선별검사 목적의 저선량 흉부전산화단층촬영(LDCT) 등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의학계 지적이 나왔다. 국립암센터와 의학 전문가 학술 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7일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우리나라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보건의료포럼을 열고 '슬기로운 건강검진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는 발제에서 "일반 건강검진 수검자 중 20% 이상이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주치의와 공유된 의사결정 없이 건강검진을 하는 획일화된 시스템으로 불필요한 검사가 시행되고 재원이 낭비된다"며 "검진 주기와 항목에 대한 근거가 불명확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불평등도가 높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건강검진은 방사선 노출이나 과도한 검사 등 문제가 있으나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있고, 공공 검진센터 역시 민간 검진을 취급하며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국립암센터와 의학한림원은 이같은 현황과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연구를 거쳐 '슬기로운 건강검진 권고문'을 만들어 소개했다. 우선 암 검진과 관련해서는 ▲ 암 건강검진 목적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합계출산율이 출생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가 인구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분만서비스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원연구원은 8일 제57호 정책톡톡 발간을 통해 "도의 경우 2021년 기준 전체 18개 시·군 중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 또는 산부인과는 있지만 분만실이 없는 지역이 7개 지역"이라며 "분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악화는 인구감소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역소멸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도에 거주하는 가임기 여성이 분만서비스를 받고자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데 평균 77.95분이 소요돼 적정시간(60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서비스 접근성 정도와 인구증가율의 관계를 분석했을 때 분만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까지 평균 이동시간이 10분 감소하면 해당 지역의 인구증가율은 0.96% 증가했다. 또 상급종합병원까지 평균 이동시간이 10분 감소하면 인구증가율이 0.93% 늘어났다. 연구원이 강원도 18개 시·군의 2015년 대비 2020년 인구증가율과 분만서비스 접근성과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분만서비스를 제
정부가 비대면진료 초진을 야간·휴일·연휴에도 허용하고, 초진 가능 지역은 기존 섬·벽지에서 전국적 '의료 취약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실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를 토대로 비대면진료 취지에 맞게 국민 편익을 높이고자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비대면진료는 원칙적으로 재진 중심으로, 초진은 섬·벽지 거주자, 장애인, 고령층 등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소아 환자는 휴일·야간에 처방은 제외한 '의학 상담'에 한해 비대면 초진이 가능하다. 이렇게 비대면진료 범위가 좁게 설정돼 있다 보니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시범사업 과정에서 제기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3개월간 시범사업 중 제기된 국민 불편과 불합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공간과 시간 면에서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비대면 초진 허용 지역은 섬·벽지에서 '의료 취약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예컨대 수도권이라도 의료기관이 부족하면 비대면 초진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평일 업무시간 외에 야간·휴일·연휴에는 현실적으로 재진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야
보건복지부가 수술실 폐쇄회로(CC)TV의 영상정보 보관 기간을 30일로 정한 데 대해 환자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7일 성명을 내고 "환자가 사망한 경우 장례를 치르는 기간, 의료행위의 은밀성·전문성으로 인해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사고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분쟁 조정신청 절차에서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승낙을 결정하는 14일 동안 환자는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촬영일로부터 90일 이상으로 하거나 적어도 영유아보육법상 어린 이집 CCTV 보관 기간인 60일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오는 25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앞두고 최근 발표·배포한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운영 기준(가이드라인)'에서 CCTV 촬영 정보 보관 기간을 최소 30일로 정한 바 있다. 복지부는 "영상정보의 특성상 수술실이 많은 경우 용량에 따라 보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시행 후 CCTV 촬영 수요나 실제 의료기관 부담 등을 살펴보고 기간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단연은 이외에도 ▲ 응급수술·위험도 높은 수술·
건강보험재정의 20%를 국고로 지원하도록 한 법정 규정을 내년에도 정부가 지키지 못했다. 6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을 보면 건보 가입자에 대한 내년 국고지원금은 12조4천284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10조9천702억원보다는 1조4천582억원이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액이다. ◇ 역대 최대 증액에도 불구하고 법정 지원기준에 미달 하지만 건강보험 가입자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로 따지면,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약 14.4%로 잡혔다. 이번에도 '20% 상당 금액' 지원이라는 법정 기준에는 못 미쳤다. 아직 국회에서 정부예산을 심의하기 전이라 예산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유동적이어서 변화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윤석열 정부도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임기 첫 번째 예산에 이어 두 번째 예산안을 짜면서도 건보 재정에 대한 법정 국가지원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반회계에서 14%,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각각 충당해 지원해야 한다. 그렇
고령화 추세에 변실금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변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질환으로, 소변이 찔끔찔끔 새는 요실금과 비슷하다. 자기도 모르게 속옷에 배변하거나 화장실 도착 전에 대변 마려움을 참지 못해 배변하는 경우,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도 배변이 새어 나오는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변이 새어 나오는 경우 등이 모두 변실금에 해당한다. 이런 변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말 못 할 고민이 되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사회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 4일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유병률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10명 중 1명꼴 이상인 10~15%로 추정된다. 지난해 고령자 통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901만8천명이니 약 90만명 이상이 변실금 증상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변실금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우 드문 게 현실이다.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 변실금 진료 환자 수는 2012년 6천266명에서 2022년 1만5천434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1만1천명(71.3%)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국내 변실금 환자 가운데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나 화상을 통해 상담하고 약을 처방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계도기간을 거쳐 1일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는 지침을 위반해서 비대면진료를 할 경우 보험급여 청구액 삭감 등의 제재가 내려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실시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석달 계도기간이 8월 말 끝이 나면서 이날부터는 시범사업 지침과 의료법 위반 사례에 대해 행정지도·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복지부 콜센터(129)에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설치해 환자, 의료인, 약사 등이 비대면진료 지침을 위반하는 사례에 대해 신고를 받는다. 시범사업 지침을 위반해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경우 의료법, 약사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지침 위반에 대해 보험 급여 청구액 삭감, 사후관리를 통한 환수 등 제재를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가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진자 자격 조회'와 연계해 초진 대상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재진 환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국내 상륙 이후 3년 반 가까이 이어진 확진자 집계가 31일 중단되면서 이를 대신할 양성자 감시체계가 가동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1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됨에 따라 효과적인 감시와 표본감시체계로의 안착을 위해 양성자 중심 감시체계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2급 감염병은 발생 사실을 24시간 이내 신고하는 전수감시 대상이지만, 4급 감염병은 지정된 표본감시기관을 위주로 감시한다. 가령 4급인 인플루엔자(독감)의 경우 발생 환자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전국 196개 동네의원의 외래환자, 220곳의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환자 표본감시 등을 통해 유행 추이를 알 수 있다. 코로나19도 독감과 같은 4급이 되면서 표본감시 대상이 됐지만, 방역당국은 전수감시와 표본감시의 중간단계 격인 양성자 감시체계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이 가능한 전국 의료기관 중 지정된 527곳에서 양성자 감시에 참여해 주 1회 확진자를 신고·집계하는데, 독감 등 기존 호흡기 감염병 표본감시체계에서 산출하지 않는 연령·지역별 발생 경향 등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527곳 중 105곳은 병원체 감시에
질병관리청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감염병 매개모기를 확인하는 '인공지능 기반 자동모기분류감시장비'(AI-DMS)를 개발해 다음달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장비는 이산화탄소로 유인해 포집한 모기를 촬영한 뒤 이 영상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감염병 매개모기를 찾는 방식이다. 질병청은 충남대, 이티앤디와 함께 장비를 개발했다. 현재 모기 발생 감시는 포집기로 모기를 채집해 수거한 뒤 사람이 직접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분류하는 방식인데, 분류 작업에 수일 이상 걸렸다. 새로운 장비를 활용하면 신속하게 각 모기 종의 발생 현황을 채집 지역·지점별, 월별로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연구에서 얼룩날개모기(말라리아),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 흰줄숲모기(뎅기열) 등 주요 감염병 매개모기에 대해 94.7%의 분류 정확도가 확인됐다. 정확도는 머신러닝으로 AI의 분석 능력이 향상되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청은 "AI를 활용한 모기 분류장비가 현장에서 활용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기 다발생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살충제 오남용 문제를 개선해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방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