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함께 투여하면 항응고제의 부작용인 출혈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 유대교 종합병원(Jewish General Hospital) 임상 역학 센터의 크리스텔 레누 교수 연구팀이 주요 부위(위중) 출혈로 입원한 심방세동 환자 4만2천190명(평균연령 74세·남성 60%)과 심방세동이 없는 대조군 115만5천641명의 의료기록(1998~2021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최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항응고제(직접 항응고제, 비타민K 길항제)에 SSRI 항우울제를 병용하면 항응고제만 사용하는 것보다 주요 부위 출혈 위험이 3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직접 항응고제는 직접적으로 응고인자를 억제하고 비타민K 길항제는 와파린 같은 비타민K 활성을 억제해 항응고 작용을 유도한다.
이러한 위험은 항응고제와 SSRI 병용을 시작한 후 첫 몇 달 동안 정점을 기록한 후 그 상태가 계속되다가 150일이 지나면서 안정됐다.
SSRI 항우울제는 복용 후 2∼3주 안에 혈액을 응고하는 혈소판 속의 세로토닌을 80∼90%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따라서 이는 예상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항응고제와 SSRI 항우울제의 개별적 출혈 위험도 평가했다.
SSRI 항우울제의 출혈 위험은 강한 효과를 내는 데 필요한 용량을 썼을 때는 34%, 보통 정도의 효과에 필요한 용량을 투여했을 땐 31% 높아지는 것으로 각각 나타나 용량에 따른 출혈 위험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한편 직접 항응고제는 출혈 위험 증가가 25%로, 비타민K 길항제의 36%보다 낮았다.
따라서 항응고제와 SSRI 항우울제를 함께 투여하는 환자는 비타민K 길항제보다는 직접 항응고제를 택하는 등 출혈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며 특히 위장 출혈 위험이 있는 경우 2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사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존스 홉킨스대학의 조지프 머린 심장 전기생리학 교수는 두 약을 함께 사용하는 환자는 출혈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겠지만 임상의와 상의 없이 투약을 중단하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협회 저널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