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세훈 교수팀은 최근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 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요인과 뇌신경생리학적인 요인 간의 연관성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비자살적 자해는 자살하려는 의도 없이 자기 신체에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심 교수는 원광대병원 윤성훈 교수(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비자살적 자해 청소년 51명과 자해 행동이 없는 청소년 50명의 뇌파를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자해 청소년은 특정 뇌 전극(nogo P3)의 뇌파 진폭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자해를 억제하기 위한 조절력이 손상되고, 주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을 시사한다. 심 교수는 "뇌 전극의 이상은 심리학적으로 우울 및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며 "심리적 특성에 더해 뇌 우측 상부에 위치한 전두엽이랑에서 뇌 활성의 감소가 나타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해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 전극의 이상을 보이는 청소년은 정서적 문제를 다루는 인지행동치료와 기분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동시해 시행되는 통합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억제 조절력을 강화하고, 우울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둔 맞춤형 치료
현재 상용화돼 병원 진단과 원격의료 등에 사용되는 납(Pb) 기반의 압전 세라믹 웨어러블 초음파 장치들과 달리 납을 전혀 쓰지 않고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일회용 친환경 초음파 패치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이병철 박사팀은 KAIST 정재웅 교수팀, 서울대병원 이활 교수팀, 미국 스탠퍼드대 쿠리-야쿱 교수팀과 함께 납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납 기반 초음파 소자를 뛰어넘는 성능의 실리콘 기반 일회용 친환경 초음파 소자를 처음으로 구현했다고 5일 밝혔다. 웨어러블 초음파 장치는 병원 진단은 물론 재활 모니터링, 원격의료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현재 상용화된 장치들은 대부분 유해 물질인 납 기반의 압전 세라믹을 사용, 인체·환경 유해성 등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실리콘을 나노 기둥 구조로 정밀하게 가공해 초박형 패치를 제작, 초음파 소자에 필수적인 정합층과 흡음층을 제거하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해 두께가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얇은 구조를 구현했다. 이렇게 제작된 패치는 상용 소자 대비 30% 이상 높은 출력 압력을 기록해 영상 품질이 크게 향상되고 목처럼 움직임이 많은
단맛에 산성을 띤 사과주스는 구강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졌지만, 그 영향은 침의 보호 작용으로 10분 안에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과주스를 여러 번 나눠 오래 마시지 않고 한 번에 짧게 마시면 해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영국 포츠머스대 마흐디 무타하르 박사팀은 5일 오픈액세스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성인 32명에게 사과주스를 마시게 한 다음 마시는 방법이 침의 구강 및 치아 보호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무타하르 박사는 "사과주스는 입의 자연 보호막을 일시적으로 방해하지만, 그 효과는 10분 안에 사라지기 시작한다"며 "이 연구가 과일주스를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새로운 위생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침은 치아에 미끄러운 막을 형성해 입 안에서 마찰과 세균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치아 에나멜의 초기 손상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다양한 음료가 침이 만드는 보호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래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32명을 대상으로 1분간 사과주스와 물로 입을 헹굴 때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산모가 임신기 및 수유기에 노출되면 자손의 정상적인 후각 신경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대는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이 임신 중 초기 신경 발달 시기의 내분비계 교란물질 노출이 후각 신경 및 후각 신경의 기원인 뇌실하 영역에서 세포사멸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냄새 탐지 능력이 감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체내 호르몬의 정상 기능을 교란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장품, 캔, 플라스틱, 페인트, 의약품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인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정 교수팀은 알킬페놀 계열의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옥틸페놀이 마우스의 후각 신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후각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뇌 발달이 활발히 진행되는 임신기부터 수유기까지 어미 마우스에 옥틸페놀을 투여해 자손 마우스가 옥틸페놀에 노출되도록 했으며, 이를 성체가 될 때까지 사육하며 영향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정재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를 선정했다. 정 교수는 체온에 의해 부드러워지는 정맥 주사 바늘을 개발해 환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등 착용형·체내 삽입형 전자소자·의료기기 융복합 연구로 헬스케어 혁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치료 방법으로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기존 정맥주사 바늘은 딱딱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혈관 벽 손상, 정맥염 같은 합병증, 의료 종사자 찔림 사고 등의 위험 우려가 있다. 정 교수는 액체 금속 갈륨이 체온에 반응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특성을 활용, 상온에서 딱딱한 상태였다가 체내에 삽입되면 생체 조직처럼 부드러워지는 가변강성 주삿바늘을 개발했다. 이 주삿바늘은 삽입 상태에서도 환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사용 후 상온에서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해 의료 종사자의 바늘 찔림 사고를 예방하며, 비윤리적인 주삿바늘 재사용 문제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8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표지논문
암세포의 DNA만 골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 항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공동 연구팀은 암세포 DNA의 이중 나선 중 한 가닥만 잘라도 세포를 죽일 수 있는 유전자 가위 항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암세포 DNA에 축적된 돌연변이를 CRISPR 가위로 잘라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2022년 이 기술을 처음 제시했다. 그러나 암세포에 치명상을 입히려면 20개 이상의 가위를 한꺼번에 넣어 DNA 이중 나선을 끊어야 해 가위 전달이 까다롭고 정상 부위까지 손상할 위험이 컸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DNA 이중 나선 중 한 가닥만 잘라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유전자 가위도 4개만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PARP 단백질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PARP는 단일 가닥 절단을 복구하는데, 이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단일 가닥 절단이 이중 가닥 절단으로 진화하게 되는 원리다. PARP 억제제는 부작용이 적은 표적 항암제인데,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유방암 환자에게만 듣는다. 유전자 가위와 PARP 억제제를 함께 쓰면
간단한 3분짜리 뇌파 검사로 알츠하이머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바스대와 브리스톨대가 공동으로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뇌파 검사 '패스트볼(Fastball)' 테스트는 경도인지장애(MCI)를 가진 사람 중 알츠하이머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가려냈다. 이 테스트는 사람들이 화면 속 이미지를 보는 동안 두피에 부착한 소형 센서가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한다. 사전에 본 이미지를 다시 볼 때 뇌가 자동으로 보이는 반응을 분석해 기억 문제를 탐지한다. 검사에는 건강한 성인 54명과 MCI 환자 52명이 참여했다. MCI 환자는 기억력, 사고력, 언어 능력에 문제가 있으나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먼저 지원자들에게 이미지 8장을 보여주고 그 이름을 말하게 하고, 특별히 기억하거나 이후 찾아내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 이후 수백 장의 이미지가 0.3초 간격으로 화면에 나타날 때 참가자들의 뇌파를 기록했다. 이미지 5장마다 앞서 보여준 8장 중 하나가 등장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기억상실형 MCI 환자들이 건강한 성인이나 비기억상실형 M
전남대학교병원은 순환기내과 안영근·김민철 교수 연구팀이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한 논문이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영국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고 2일 밝혔다. 안 교수 등은 '다혈관 질환을 가진 ST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관상동맥 중재술'을 연구했다. 다혈관 중재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사례와 입원 기간 단계적 중재술을 시술하는 사례 등 환자 집단을 2개로 나눠 시험했다. ST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다혈관 중재술은 심부전이 없는 안정적인 환자군에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논문이 게재된 란셋은 피인용지수가 올해 기준 88.5에 달하는 학술지로,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실리는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안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적합한 새로운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지수가 위험 수준입니다." 최근 한 대학 캠퍼스에서 시범 운영된 인공지능(AI) 감정 분석 기기를 착용한 대학생 A씨는 화면에 뜬 문구를 보고 잠시 당황했다. 아무 말 없이 앉아만 있었는데 이 기계가 뇌파를 분석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짚어냈기 때문이다. AI 기술의 놀라운 진보를 실감하는 순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정말 AI가 인간의 속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는 것일까. ◇ 감정을 읽는 기술, 어디까지 왔나 뇌파(EEG·Electroencephalogram)는 뇌세포의 전기 신호를 감지해 뇌 활동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본래 뇌전증이나 수면장애 같은 질환 진단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AI와 결합해 감정 분석 분야로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AI는 특정 감정 상태에서 뇌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천 건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기쁨, 분노, 불안, 무감정 등 다양한 감정을 구분해내는 방식이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진은 뇌파와 표정, 심박수 등을 함께 분석한 모델로 90%가 넘는 감정 분류 정확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나 가능한 수치다. 현실에서는 전자기 간섭, 움직임, 개인별 뇌 반응 차이 등 다양한 변수로
두피 센서로 뇌파로 측정해 생각을 읽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생각을 동작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보조 조종사를 결합해 마비 환자가 컴퓨터 커서와 로봇팔을 조종하는 능력을 4배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조너선 카오 교수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서 BCI로 마비 환자의 의도를 추론하고 AI 보조 조종사로 로봇팔이나 컴퓨터 커서를 의도대로 움직이게 도와주는 비침습적 착용형 AI-BC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카오 교수는 "목표는 AI로 BCI를 보완, 덜 위험하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마비나 루게릭병 같은 운동 장애 환자가 일상에서 어느 정도 독립성을 회복할 수 있게 해주는 AI-BCI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술로 뇌에 이식되는 최첨단 BCI는 뇌 신호를 명령으로 변환할 수 있지만 센서 이식 시 수반되는 신경외과 수술 관련 위험과 비용이 너무 큰 문제가 있다. 하지만 두피에 부착하는 비침습적 센서를 이용한 BCI 역시 뇌 신호 측정과 장치 제어가 가능하지만 정확하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내 수면제 처방 건수가 12년간 4배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수면제 처방이 많았고, 20대 젊은 성인에서 두드러졌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애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18세 이상 불면증 환자 813만6천437명의 수면제 처방 추이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는 증상이 반복되는 수면 장애를 통칭한다. 10명 중 3∼5명이 생애 어느 시점에서든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해외에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수면제 사용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처방 추세를 기반으로 한 예측치와 실제 처방량을 비교한 대규모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4가지 약물(벤조디아제핀·비벤조디아제핀·저용량 항우울제·저용량 항정신병약물)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후 코로나19 유행 이전(2010∼2019년)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구축한 뒤 팬데믹 기
소아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이 엄마의 장내 미생물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이 산모 장내의 특정 병원성 공생균(숙주와 공생하는 미생물)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소아에서 유병률이 10∼20%에 달할 정도로 높으며,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해 생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의 병리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부 조직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 왔으나, 최근 들어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의 교란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증거들이 늘면서 관련 연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병원성 공생균인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일부 종이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에게서 비정상으로 많다는 점을 확인,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병원성 공생균이 실제 피부 증상을 유발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혈액암인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은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일부 환자는 겉으론 완치된 듯 보여도 몸 안에 극소량의 암세포가 남는 '미세잔존질환'(MRD)으로 인해 재발 위험이 크다. 과거에는 미세잔존질환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골수 검사 시 체내에 남아있는 암세포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맞춤형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 역시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 연구팀은 2013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212명을 분석한 결과, 미세잔존질환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항암 치료 강도를 높였을 때 생존율이 90%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환자의 치료 단계마다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측정한 뒤 0.1% 이상으로 양성이면 더욱 강한 약물을 쓰거나 항암 횟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치료 후 미세잔존질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21명이었고, 이 중 12명에게 한 단계 강화된 치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이들에게서 5년간 병이 진행하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 주간(9월 1∼7일)을 맞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자기 혈관 숫자 알기, 레드서클 캠페인'을 한다. 레드서클은 '건강한 혈관'을 뜻하는 것으로, 질병청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미리 파악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관리하자는 메시지를 알리고자 2014년부터 캠페인을 해왔다. 질병청은 이 캠페인에서 20∼40대를 중심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질환을 일찍 인지해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심뇌혈관질환도 더 빨리 인지해야 치료·관리할 수 있는데, 본인이 환자인지 모르는 20∼40대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경우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70세 이상은 87.1%가 알았으나 40대는 50.7%만, 30대는 24.8%, 20대는 19.3%만 알고 있었다. 고혈압 등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다른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고, 만성콩팥병이나 망막병증, 신경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을 막으려면 담배는 피우지 말아야 하고,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아야 한다. 또 규칙적으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세포의 사멸 과정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형광 리포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세포사멸(Apoptosis)은 세포자살, 세포자멸사 등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세포 형태와 내부의 생화학적 변화로 세포가 스스로 죽는 것을 말한다. 생명체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으로, 손상된 세포가 제때 사멸하지 않으면 암,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현미경 관찰, 유전자 분석 등 기존 세포사멸 과정 분석법은 복잡한 샘플 처리와 별도의 염색과정이 필요해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세포사멸 과정에서 '최종 집행자' 역할을 하는 '카스파제-3'(caspase-3) 효소에 주목했다. 이 효소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기존 카스파제-3을 표적으로 하는 형광 물질은 카스파제-3이 작용할 때 어두운 상태에서 형광이 켜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여러 형광물질을 조합해 만들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하고 세포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녹색으로 빛나는 '녹색형광단백질'(GFP)
산소가 부족하면 세포가 만드는 'HIF1α' 단백질이 암의 침투력을 키운다. 이를 이용해 가짜 산소 부족 신호를 내는 방식으로 전이 능력을 강화하는 암세포의 생리 회로가 처음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강병헌 교수팀은 최근 산소가 충분함에도 부족한 것처럼 신호를 내 전이를 유도하는 회로를 피부암인 흑색종 세포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팀은 'CypD'라는 단백질을 다시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차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HIF1α 단백질은 산소가 부족할 때 활성화돼 세포 생존을 돕는 이로운 단백질이다. 그러나 암세포 안에서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하면 세포가 더 잘 움직이고, 혈관을 새롭게 만들어 주변 조직으로 쉽게 퍼지게 된다. 연구진은 흑색종이 '활성 산소'를 가짜 산소 부족 신호로 활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CypD 단백질을 활성화하면 흑색종 세포의 가짜 저산소 신호 회로를 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CypD 단백질이 활성화하면 세포 미토콘드리아의 '투과성 전이공'(mPTP)이 열리면서 세포 안에 활성 산소가 과도하게 축적되지 않는다. 활성 산소가 축적된 상태에서는 HIF1α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PHD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술을 마시면 살이 빠진다"는 등의 잘못된 건강 정보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올바른 정보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 적당한 음주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재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하버드대의 권위를 차용해 연구 결과를 과장한 정보라는 것이 개발원의 설명이다. 게시물에서 언급한 연구는 하버드대에서 수행한 것이 아니라 일본 성인 5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 변화에 따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음주 후에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수치는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수치는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보고서에서 체중 감소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며, 연구자들은 과도한 음주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체중 감량이 HDL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다수 있지만, 반대로 HDL 수치 증가가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개발원은 설명했다. 오히려 알코올 1g은
서울에 사는 20대 후반 A씨는 대학 시절부터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해 왔다. 1년 전에도 극단적인 단식과 운동으로 체중을 10㎏ 이상 줄였지만, 곧 다시 폭식이 이어지며 이전보다 더 심한 복부비만을 겪게 됐다. 그러던 중 A씨는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갑작스러운 질 출혈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르몬 불균형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출혈이 반복되면서 하복부 통증까지 동반되자 결국 병원을 찾은 끝에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비교적 조기 발견한 덕분에 자궁 보존 치료를 받은 A씨는 SNS에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갖고 싶었는데, 암이라는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했다. 뱃살을 단순히 미용 문제로만 여겼던 과거가 후회된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 이젠 폐경기 질환 아냐…"출혈 적더라도 정밀검사 필요"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점막층인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으로, 흔히 폐경기 전후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요즘은 비만과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A씨처럼 20∼30대 젊은층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자궁내막암 진료 환자는 2020년 2만3천78명에서 2024년 3만392
집이나 자동차 안 등 실내 공간의 공기 중에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떠다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툴루즈대 소속 연구팀은 지난 달 오픈액세스 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한 논문에서 주거 공간과 자동차 내에 부유하는 1∼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라만 분광법을 이용해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라만 분광법은 레이저를 쏠 때 나타나는 산란광 현상을 통해 물질의 특성을 규명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주거 공간의 공기 중에 부유하는 총 미세플라스틱(MPs)의 중앙값 농도는 528 MPs/㎥로 집계됐다. 자동차 안의 농도는 2천238 MPs/㎥였다. 관찰된 미세플라스틱의 97%가 부서진 조각 형태를 띠고 있었고, 94%는 1∼10㎛ 이하의 크기로 측정됐다. 연구팀은 이 집계치 등을 토대로 성인이 하루에 실내에서 1∼10㎛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약 6만8천개를 흡입한다고 추정했다. 1∼10㎛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7분의 1 크기로, 폐 등 몸속에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흡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오는 22일부터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급성기 정신질환자들이 건강보험의 울타리 안에서 더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실' 입원료를 새로 만들고, 이 기간에 정신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실 입원료'가 신설된 점이다. 지금까지는 일반 폐쇄병동과 같은 입원료를 적용받았지만, 앞으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의 특정 공간에서 초기 집중치료를 받을 경우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게 된다. 급여 대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자해나 타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급성기 환자다. 이들이 폐쇄병동 내에 마련된 집중치료실에 입원할 경우, 최대 30일 동안 새로운 입원료 기준에 따라 요양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에 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회복을 돕기 위한 조치다.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환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심리적 지원도 강화된다. 그동안 하루에
어린 자녀의 픽업을 전담하는 자상한 아빠.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타는 차 안에서 내뿜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엔 니코틴 등 각종 유해 물질이 가득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을 소재로 한 올해 두 번째 금연 광고 '이래도, 전담(전자담배)하시겠습니까'를 9월 1일부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송출한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4월 1차 금연 광고에 이어 이번에도 담배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데 광고의 초점이 맞춰졌다. 아이 픽업을 전담하는 아빠와 친구 모임에서 분위기메이커를 전담하는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두 편의 광고에는 모두 "전자담배 연기는 단순 수증기가 아닌 초미세입자로 구성된 에어로졸로, 니코틴은 물론 휘발성 유기화합물, 중금속, 각종 발암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애정과 선의를 갖고 주변을 챙기는 이들이지만, 안일하게 내뿜은 전자담배 에어로졸로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공기 중 부유하는 매우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은 인체의 호흡기로 흡입돼 세포 독성, 산화 스트레스, 염증 지표 증가 등을 통해 호흡기·심혈관계 질환과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가 된 황색포도알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이 30일 밝혔다. 자원관은 고려대·건국대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라는 국내에 자생하는 토양 미생물(방선균)에서 '스베타마이신 C'(Svetamycin C)라는 항생물질이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방선균은 주로 흙에 사는 미생물로 현존하는 항생제 60%가 방선균에서 유래했다. 스베타마이신 C는 2017년 국제 학계에 처음 보고된 펩타이드 계열 항생물질로 국내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베타마이신 C는 페니실린계 항생제인 메티실린에 내성을 지닌 황색포도알균에 대해 '최소억제농도'가 12.5㎎/ℓ였다. 최소억제농도는 특정 항생물질이 세균의 증식을 눈에 띄게 억제할 수 있는 가장 옅은 농도로 값이 낮을수록 억제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1961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은 메티실린 외에도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을 신규 항생제 개발이 시급한 병원균으로 지정했다. 황색포도알균은 피부나 코점막에서 흔히 발견되는
알츠하이머의 두 원인 단백질이 서로 소통하며 독성을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임미희 교수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영호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윤경·임성수 박사 공동 연구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 단백질 중 하나인 타우 단백질의 '미세소관 결합 부위'(MBD)가 다른 원인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상호작용해 세포 독성을 완화할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과 신경세포 외부에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각각 신경섬유다발,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응집·축적돼 발생한다. 두 단백질은 서로 다른 세포 구획에서 병리적 구조물을 형성하지만 세포 내·외부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병의 진행 과정에서 이들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이 미세소관(세포 내 수송로)과 결합하는 부위 중 일부가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타우·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자체는 독성이 강한 딱딱한 섬유 형태지만, 타우의
잘 낫지 않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인 만성 부비동염(Chronic rhinosinusitis·축농증) 치료에 항생제보다는 내시경 부비동 수술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칼 필폿 교수팀은 30일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서 500여명의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비강 수술과 저용량 항생제, 위약 효과 비교 임상시험에서 부비강 수술이 항생제보다 증상과 삶의 질 개선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만성 부비동염은 영국 성인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코막힘과 콧물, 후각 상실, 얼굴 통증, 피로 같은 증상과 함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심한 감기와 비슷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영국 전역에서 만성 부비동염 환자 514여명을 모집, 표준치료인 비강 스테로이드제와 식염수 세척을 유지하면서 한 그룹(171명)에는 내시경 부비강 수술을, 한 그룹(172명)에는 저용량 항생제(클래리스로마이신)를, 한 그룹(171명)에는 위약을 투여하고 증상과 삶의 질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부비강 수술 그룹에서는 87%가 6개월 뒤 증상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