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당분간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열대야에 맞서 잠을 깊이 자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이화여대의료원에 따르면 무더운 여름철에는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불면 증상은 환자들이 호소하는 수면의 질 저하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주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 중간에 계속 깬다,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선잠을 잔 것처럼 피곤하다고 하는 경우 불면 증상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요구하는 불면 장애로 진단된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에는 불면 증상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숙면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는 18∼20도"라며 "열대야에는 체온조절 중추가 각성해 쉽게 잠이 들지 못하고 깊은 수면에 드는 것도 방해된다"고 말했다. 또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환경과 긴 일조 시간도 멜라토닌 분비 억제와 생체리듬 변화에 영향을 줘 수면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면에 명확한 원인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수면 위생을 개선하고 잠에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 뇌 속 혈류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기존에는 흥분성 신경세포가 혈류를 조절한다고 알려졌지만, 뇌 전체 신경세포의 약 15%를 차지하는 억제성 신경세포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중에도 약 30%를 구성하는 뇌와 몸속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SST) 신경세포의 기능은 더욱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석좌교수) 연구팀은 한국뇌연구원 정원범 선임연구원과 함께 억제성 신경세포가 뇌 혈류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SST 신경세포가 두 단계의 혈관 확장 메커니즘을 통해 뇌 혈류를 조절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산화질소 분비를 통해 혈관을 빠르게 확장하고, 이어 뇌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성상세포(astrocyte)가 작동하면서 더 느리지만 지속적인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마우스(쥐) 모델을 활용해 SST 신경세포를 광자극 및 감각 자극했을 때 나타나는 신경·혈류·성상세포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SST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산화질소가 빠르게 분비, 혈관 확장이 유도
지난 14일 31세의 배우 강서하가 위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젊은 암'에 대한 주의 환기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젊은층의 암 발병률은 증가 추세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20대의 암 발병률이 26% 증가했다. 또 2023년에는 한국 50세 미만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4.2%로 가장 높다. 곽종면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야 하기에 20대까지 모든 사람이 암 검진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개인이 암에 관심을 갖고 권고보다 이른 나이에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미만형 위암, 폐암보다 더 예후 좋지 않아" 앞서 2023년에는 가수 겸 배우로 활동했던 청림(한청림)이 37세에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또 유튜버 '꾸밍'(이솔비)은 자신의 난소암 투병기와 일상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2년간 투병 끝에 2022년 23세로 세상을 떠난 그가 사망 전 마지막으로 게시한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680만
"한 달에 몇 킬로씩 빠져요", "인플루언서 후기 보고 처방받았어요", "비대면 처방 좀 알려주세요". 최근 '위고비'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를 이용한 체중 감량이 열풍처럼 번지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이다. GLP-1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다. 원래는 인슐린 분비에 관여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약물로 개발됐지만, 식욕을 억제하고 위 운동을 늦춰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국내에서는 당뇨병치료제가 아닌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이 약물을 이용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오남용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문제를 짚기 위한 '긴급점검, GLP-1 비만치료제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 심포지엄이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비만학회 공동 주최로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정부·의료계·언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와 교육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질병관리청은 22일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사망원인통계 연계 자료를 공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와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를 연계한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2023년 사망원인통계를 갱신해 활용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매년 약 1만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영양 상태 등을 묻는다. 이번 자료 연계로 총 6만9천855명의 자료가 연계(97.5%)됐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6천567명이었다. 연계된 통계에 따르면 2007∼2023년 원인별 사망자 수는 신생물(암)로 인한 사망(1천964명·29.9%),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1천385명·21.1%), 호흡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819명·12.5%) 순으로 많았다. 이 연계 자료는 국민건강영양조사 홈페이지에서 이용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질병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MDIS)에서 심의한 뒤 자료를 연구자에게 제공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연계 자료가 건강 위험 요인과 사망의 관련성 등 다양한 보건 분야 연구에 활용돼 만성 질환 예방 관리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노인성 난청 등 청력 손실이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과 겹칠 경우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학(UNIGE) 카리클레이아 람프라키 박사팀은 22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심리학(Communications Psychology)에서 유럽 노인 3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청력 손실과 외로움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사회적 고립 여부와 관계 없이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청력 손실이 생기면 인지 저하가 가속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노인 청력 관리를 조기에 예방적으로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청력 손실 또는 상실은 사회적 고립과 의사소통 어려움, 주의력 감소 등을 초래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저하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적으로 25억명이 청력 손실 또는 장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60세 이상 인구의 약 25%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청력 손상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50세 이상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유럽 건강·노화·은퇴 조
중증 희소질환의 모계 유전을 차단하는 의학적 시술로 영국에서 아기 여러 명이 태어나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학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을 통해 고됐다. NEJM는 최근 뉴캐슬대 등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2편과 학술지 자체 사설 1편을 게재해 영국에서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MDT) 혹은 '미토콘드리아 치환술'(MRT)로 불리는 의학 시술로 남아 4명과 여아 4명이 출생한 사례를 보고했다. MDT는 미토콘드리아 변이에 따른 질환을 차단하기 위한 의학적 시술로, 체외수정(IVF)과 결합해서 시술된다. 세포 내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세포핵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는 세포질에 위치하고 있다. 세포핵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에도 자체적 유전자가 있다. 다만 세포핵 유전자는 아이가 부모 양측으로부터 각각 절반씩 물려받는 것과 달리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만 물려받는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세포의 에너지 활용에 문제가 생겨 어릴 때부터 뇌, 심장, 근육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영국의 경우 이런 질환에 시달리는 인구가 약 5천명에 1명 꼴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리가 붓는 증상으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만성정맥부전'(CVI,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진단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만성정맥부전은 심장 쪽으로 흘러야 할 정맥 혈액이 다리에 고이면서 붓고 아픈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혈액을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할 판막이 고장 나 아래로 역류하는 것이다. ◇ 노인 25%가 '만성정맥부전'…"오래 서 있는 생활 습관이 원인"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으로 만성정맥부전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질환은 우리 주변에서도 낯설지 않다. 대한정맥학회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노인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이 경증 이상의 만성정맥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더 많고, 40대 이후 중장년층부터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여성, 간호사·교사·판매직 등 오래 서 있는 직업군에서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증상은 오후만 되면 다리가 부으면서 무거워지고, 밤에 종아리 근육이 저리거나 쥐가 나는 게 대표적이다. 발목 주변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가렵고, 미세한 모세혈관
건강한 식생활이 실제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소 건강하게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의료비가 9%가량 덜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성인 1천144명의 식생활과 연간 의료비 지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식생활평가지수'에 따라 4개 분위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의 연간 의료비를 파악했다. 이때 성별이나 연령, 소득, 만성질환 여부 등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은 배제하고 연관성을 분석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전반적인 식사의 질을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식생활을 14개 항목으로 나눠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할수록, 붉은 고기보다 흰 살 고기를 더 많이 먹을수록, 흰 쌀밥보다 현미밥을 많이 먹을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반면 나트륨과 주류, 탄산음료 등은 적게 먹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연구 결과 식생활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식생활 지수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총 의료비가 평균 8.6% 덜 들었다. 외래 진료비는 12.1%, 입원
국내 연구진이 암, 희귀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ATM 유전자 변이 전체를 분석하고, 일부 변이의 위해 여부 등 기능을 밝혀냈다. 세브란스병원은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암과 희귀질환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ATM 유전자의 단일 염기 변이 2만7천513개를 전수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ATM 유전자는 체내에서 DNA 손상을 감지하고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유방암·대장암·췌장암 등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암 환자의 예후도 나쁜 경우가 많다. '운동실조-모세혈관 확장증' 등 특정 희귀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ATM 유전자 기능을 망가뜨리는 변이를 발굴하면, 해당 변이를 가진 건강한 일반인의 암이나 희귀질환 발병 위험과 환자의 치료 예후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ATM 유전자는 변이 수가 많은 대형 유전자로, 기존의 유전체 분석 기술이나 통계 방법으로는 평가하기가 어려워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과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A
'혼밥'의 시대에 화면 속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북이 쌓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먹방'(먹는 방송)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일상적 위안이 때로는 깊은 정서적 고립을 부추기고 우울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연구팀(정혜인, 윤아영, 김병미, 최윤주)은 지난해 자체 실시한 '먹방·쿡방·술방 시청과 식생활 인식 및 건강행태 조사'에 참여한 20∼64세 한국인 1천210명(남 630명, 여 580명)을 분석한 결과 먹방과 우울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정신의학'(BMC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 먹방은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구성된 방송으로 정의됐다. 요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방송은 먹방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지난 1년간 먹방 시청 빈도에 따라 '시청 안 함', '주 1∼2회 시청', '주 3회 이상 시청'으로 나눠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우울증 선별에는 총 9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을 통해 10점 이상을 우울증으로 정의하는 '심리평가 척도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노화 등의 생물학적 기초 연구와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생체표지 연구 등에 토대가 될 세계 최대 규모 신경퇴행성 질환 단백질 데이터세트가 공개됐다. 노화 및 신경퇴행성 질환에 관한 국제 공공-민간 연구 협력체 '글로벌 신경퇴행성 단백질체학 컨소시엄'(GNPC)은 지난 16일 신경퇴행성 질환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표준화된 단백질 데이터세트를 공개하고, 초기 분석 결과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과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4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네이처는 공개된 데이터세트와 연구 결과들은 신경퇴행성 질환 및 노화 과정과 상관관계가 있는 고유한 단백질 생체표지들을 보여준다며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발견을 돕고 치료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GNPC를 지원해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네이처 메디신 기고문(World View)에서 "GNPC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면서 "혈액 기반 진단 검사와 승인된 항체 치료제 같은 획기적 진전들이 판도를 바꾸고 있고, 알츠하이머병 진단이 더는 사형선고
국내 연구진이 음주로 인해 간염이 유발되는 원리를 최초로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와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술을 마셔서 생기는 간 손상과 알코올성 지방간염(ASH)의 발생 구조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과도한 음주 시 간의 말초정맥 주변 간세포에서 '소포성 글루탐산(아미노산의 일종) 수송체'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글루탐산이 간세포 내 소포에 축적됨을 확인했다. 글루탐산은 신체 조직에서 세포 간 신호전달, 단백질 합성, 에너지 대사 등에 관여한다. 지나치게 많으면 신경세포가 과흥분돼 세포의 손상과 사멸을 일으킬 수 있는데, 연구팀은 폭음으로 알코올 유입이 계속되면 간세포 내 칼슘 농도 변화에 따라 글루탐산이 급격히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분비된 글루탐산은 간에 있는 대식세포(면역세포)인 '쿠퍼세포'의 글루탐산 수용체를 자극해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하고, 이는 곧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연구를 통해 장에서 유래한 독소가 쿠퍼세포를 자극해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으나, 간세포가 직접적으로 쿠퍼
여름철 에어컨 사용량이 늘면서 소위 '냉방병' 예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고려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질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군이다.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다. 냉방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 장시간 냉방 노출, 에어컨 필터나 냉각수에 서식하는 세균 등이 꼽힌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증식하는 레지오넬라균도 냉방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냉방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두통, 전신 피로감, 근육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감기와 비슷하게 인후통, 콧물, 기침이 동반되기도 한다.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의 위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악화 등을 겪을 수 있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고,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만성화하면서 만성 피로증후군이나 소화기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천식, 알레르기 질환, 심폐기능 이상, 관절염,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거나 기저질환이 악화할
유전자나 세포치료제를 활용해 체내 기능을 조작하는 첨단 유전자·세포 도핑을 막을 수 있는 고감도 진단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도핑콘트롤센터 성창민 책임연구원이 고려대 박희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다중 유전자·세포 도핑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근력이나 지구력을 극대화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적혈구 생성인자와 같은 유전자 기반 약물들은 2003년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의해 금지됐으나, 이를 판별할 진단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도쿄올림픽에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qPCR) 기반 유전자 증폭 검사법이 시범 도입됐지만 체내 단백질과 구조가 같은 체외 유전자 물질은 구분이 어려워 DNA 수준에서 체외 물질을 구별할 기술 필요성이 커져 왔다. 연구팀은 시료 전처리 과정 없이 혈액 내에서 표적 유전자를 직접 증폭하고 이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형광 방식으로 유전자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 성장 호르몬을 주입한 실험용 쥐 모델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손끝에 맺히는 핏방울보다 작은 5㎕(마이크로리터, 1㎕는 100만분의 1ℓ) 만으로도 90분 이내 체외 유전자 2.5개 존재까지도
당뇨병·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는 2세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와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가 당뇨·비만 환자의 치매 위험을 37%,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30%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만 타이중시 중산의대 제임스 청중 웨이 교수팀은 17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미국 당뇨·비만 환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GLP-1R 작용제와 다른 치료제가 치매 및 사망률 등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GLP-1R 작용제가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의 치매, 뇌졸중, 전체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이들 약물이 신경 및 뇌혈관계를 보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마클루티드(당뇨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티르제파트디(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같은 2세대 GLP-1R 작용제가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 전자의무기록 네트워크(TriNetX US
충치나 치은염, 치아 상실 등 구강질환이 있으면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추적 관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50세 이상 장년층의 경우 빠진 이를 방치했을 때 암 발생 위험이 20%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는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성인 384만5천280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을 토대로 충치, 잇몸을 지칭하는 치은에 생기는 염증인 치은염, 치아가 빠진 상태인 치아 상실 등 구강질환 보유 여부에 따른 암의 발생률과 사망 여부를 분석했다. 전체 암 발생은 총 18만1천754건으로, 구강질환이 있을 때의 암 발생률이 높았다. 치아가 없을 경우 대장암은 13%, 간암은 9%, 위암은 8%, 폐암은 4% 더 많이 발생했다.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8%와 7% 증가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마찬가지였다. 10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은 총 3만7천135건이었는데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
흡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을 최대 1.3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연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조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성 1만2천241명의 흡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여부 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위험이 1.19배 높았다. 흡연량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은 비례했는데, 하루에 담배 한 갑을 10∼20년 동안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최대 1.29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연 기간이 길어지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10년 이상 금연한 사람은 10년 미만 금연한 사람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33% 낮았다. 조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흡연이 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금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많은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
대기오염 같은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 등 같은 노출 요인(exposome)이 사람들의 신체적·인지적 노화 속도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 글로벌 뇌 건강 연구소(GBHI) 아구스틴 이바녜스 교수팀은 16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세계 40개국 16만여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출 요인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물리적 환경, 사회적, 정치적 요인 차이가 국가 간 건강한 노화에 격차를 초래하고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노화를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격차 해소를 위한 맞춤형 개입과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노화(healthy ageing)는 나이가 듦과 함께 일생 경험하는 '엑스포좀'(exposome)이라는 다양한 노출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엑스포좀이 나이보다 건강한 노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엑스포좀이 다양한 인구 집단과 지역에서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유럽과 라틴아메리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운 노인들은 당뇨병과 고혈당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34%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혈당 관리가 부실해질 확률도 7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켁의과대학 사미야 칸 박사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 회의(ENDO 2025)에서 2003~2008년 미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데이터를 이용, 60~84세 3천8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칸 박사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점점 더 중요한 건강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의사들이 고령 환자를 진료할 때 사회적 고립을 건강 결정 요인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 성인 및 어린이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평가하는 NHANES 2003~2008년 데이터에서 60~84세 노인 3천800만명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 3천833명을 추출, 사회적 고립과 당뇨병 및 혈당 관리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보정한 후, 사회적으로 고립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우리 뇌가 장에서 흡수하는 영양소 중 포도당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회로를 찾았다고 최근 밝혔다. 생물은 당, 단백질, 지방 등 다양한 영양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장내 총열량 정보가 시상하부의 '배고픔 뉴런'(hunger neurons)을 억제해 식욕을 조절한다는 연구는 있으나, 장내 포도당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뇌 경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와 바이오·뇌공학과 박영균 교수,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미국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와 협력해 배고픔 상태에서 뇌의 기능에 필수적인 포도당을 감지하고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장∼뇌 회로'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쥐의 소장에 포도당(D-글루코스, L-글루코스), 아미노산, 지방 등 다양한 영양소를 주입한 뒤 광유전학 기반 신경 활성 조절·회로 추적 기법을 통해 뇌 속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뇌의 시상하부 시상핵 부위에 있는 'CRF 뉴런'(시상하부에서 부신피질호르몬 방출인자를 분비하는 뉴런으로, 다양한 스트레스 자극에 반응해 코르티솔 분비를 유도하고 생리·대사 균형을 유지함)이 D-글루코스 포도당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며, 다른 당류나
경북대는 수의학과 진희경·의학과 배재성 교수팀이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인 후각 장애와 뇌실확장이 혈액 인자 'S1P(스핑고신-1-포스페이트)'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S1P는 혈액 속 지질로, 고밀도지단백(HDL)과 결합한 형태로 뇌로 이동해 신경세포 생성과 뇌 구조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한다. 경북대 연구팀은 혈중 S1P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생쥐 모델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처럼 후각 반응이 둔해지고, 뇌실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관찰했다. 같은 결과가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 혈액 분석에서 확인됐다. 환자들의 S1P 수치는 정상군에 비해 낮았고, 수치가 낮을수록 후각 인식 능력이 떨어지고 뇌실 크기는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S1P를 포함한 혈장을 생쥐 모델에 정맥 주사하면 신경줄기세포 수가 회복하고 후각 행동이 개선됐고, 뇌실 확장도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 S1P 감소 때문이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 교수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향후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성인 비율이 네 명 중 한 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이 전 세계 지표의 1.9배에 달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신체활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이 최근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상세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성인 비율은 26.6%였다. 이는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달리기·등산 등 숨이 많이 가쁜 고강도 신체활동을 1일 20분 이상으로 주 3회 이상 하거나, 천천히 하는 수영과 배드민턴 등 숨이 약간 가쁜 중강도 신체활동을 1일 30분 이상으로 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직업 활동은 포함됐고, 걷기는 제외됐다.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비율은 2019년 24.7%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19.8%, 2021년 19.7%로 급감했다. 2022년 23.5%, 2023년 25.1% 등으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도별로 보면 광주광역시(23.0%), 대구광역시(23.7%), 전북(24.7%)이 특히 낮고, 제주(33.0%), 경남(31.8%), 충북(29.8%)은 비교적 높았다. 서울은 26.8%, 경기
국립암센터는 대한암예방학회와 공동으로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지식 교과서(Fact Book)'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교과서는 식생활이 암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정리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작됐다. 통곡물·육류·생선·콩류·채소와 과일·유제품·음료·지방·당류 등 다양한 식품군은 물론, 특정 식습관과 조리 방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암 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식생활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암 발생의 30∼50%가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예방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 중 식습관은 개인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단편적인 정보나 과장된 식품 광고가 범람하며, 특정 식품이나 성분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나 과도한 기대를 유도해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국민의 혼란을 가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과 관련된 식생활 정보를 보다 명확하고 균형 있게, 과학적 근거에 기 반해 전달하고자 이번 지식 교과서를 기획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교과서가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