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소아 중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허가 외 의약품'(오프라벨·Off label)으로 치료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약대·가천대약대·서울대의대 공동 연구팀은 2019년 7월부터 1년 동안 서울대병원 소아중환자실(PICU)에서 24시간 이상 입원 치료를 받은 소아 환자 502명(평균 나이 1.7세)에게 사용된 총 6천183개의 처방 약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Saudi pharmaceutical journal) 최근호에 발표됐다. 오프라벨은 규제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이지만, 적응증과 연령, 용량 중 어느 하나라도 허가사항에 기재돼 있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를 말한다. 허가 과정에서 별도의 임상시험이 없었던 소아, 임산부, 노인 환자와 희귀질환자, 암 환자 등에게 주로 사용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분석 대상 소아 중환자에게는 1인당 평균 12종류의 약물이 투여됐는데, 이중 9개가 허가 외 처방으로 집계됐다. 환자 전체로는 99.6%(500명)가 중환자실 입원 기간에 1개 이상의 허가 외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아 중환자에게 처방되는 대부분의 의약품이
국내 항암제 시장의 절대 다수를 외국산 제품이 차지한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제네릭(복제약) 항암제 개발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 17일 여러 제네릭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수원 보령(옛 보령제약) 연구소를 방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식약처와 보령 관계자들은 제네릭 항암제 개발 현황과 동향을 공유하고 제네릭 항암제 개발 과정 중 애로사항을 들었으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식약처 역할 등을 논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 20년간 45%에서 70%로 늘었지만,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의 매출 91%를 글로벌 제약사의 품목이 차지했다는 자료도 있다"고 전했다. 박윤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암 환자들에게 폭넓은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우수하고 경제적인 제네릭 항암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식약처는 제네릭 항암제의 개발과 제품화를 지속해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규제상담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식약처가 지난 5월부터 시행중인 'K-제네릭 항암제 맞춤형 상담제'의 성과를 점검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식약처는 제네릭
당뇨와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고 제형을 변경하며 치료제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같은 성분이라도 한번 투약으로 더 오랜 기간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으면 환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펩트론은 당뇨·비만 치료제인 'PT404'를 글로벌 제약회사에 물질 이전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다. 당뇨·비만 치료 주사제인 PT404는 약물이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 제제다. 기존 당뇨·비만치료제는 통상 1주에 한 번 투여해야 하지만, PT404는 한 번 주사를 통해 한 달 동 안 효과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비만·당뇨치료제에 대한 효과는 세계적으로 이미 극대화됐다"며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벤티지랩은 당뇨·비만치료제 IVL3021과 IVL3005를 한 번 사용으로 한 달 이상 효능을 유지하도록 개발 중이다. 인벤티지랩에 따르면 IVL3021은 비임상에서 1개월 동안 약물을 방출했으며 IVL3005는 2개월 동안 약물을 방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치료제의 투여 횟수와
영국 연구진이 현재 사용 중인 말라리아 백신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백신을 개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임상1b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영아들에게 부작용 없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앤절라 미나시안 교수팀은 12일 의학저널 '메드'(Med)에서 말라리아 병원체 열대열원충(Plasmodium falciparum)이 적혈구 침투 때 이용하는 'RH5'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ChAd63-MVA RH5)이 임상1b상 시험에서 영아들에게 면역반응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났다났다고 밝혔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60여만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인류가 시급히 대응해야 할 보건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아 사용되는 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RTS,S'뿐이며 효과도 부분적인 질병 예방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TS,S는 모기를 통해 인체에 침투한 열대열원충 포자소체(sporozoite)를 면역체계가 인지해 간을 침범하기 전에 제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미나시안 교수는 그러나 "말라리아 발병을 막으려면 열대열원충이 간에 침입하는 것
코로나19 백신의 등장과 함께 스타덤에 오른 바이오 기술이 있다. 바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다. 첫 등장 이후 30년간 상용화되지 못하다가 지난 2020년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으며 다른 치료제로 확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mRNA는 인체에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 물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백신은 바이러스 정보를 담은 mRNA를 우리 몸에 주입해 스스로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게 하고, 이에 따라 항체가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항체는 바이러스 같은 항원을 비활성화하고 신체에 침입한 미생물에 대항하는 당단백질이다. mRNA 백신을 만들려면 먼저 바이러스 단백질 정보를 가진 mRNA를 합성해야 한다. 이렇게 합성된 mRNA는 그대로 주입할 수 없다. 우리 몸속에는 mRNA를 분해하는 효소가 많아서, 세포질에 도달하기 전에 분해돼 버리면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mRNA를 안전하게 포장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 포장지 역할을 하는 물질이 지질나노입자(LNP)다. LNP는 일종의 전달체로, mRNA를 잘 보호하다가 세포에 들어갈 때를 맞춰
대웅제약은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의 약사위원회를 통과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엔블로는 출시 3개월 만에 서울 주요 병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40개 이상 병원에 입성하게 됐다. 대웅제약은 엔블로 처방처를 전국 병원으로 더욱 넓힐 계획이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블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투여하는 식사·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지난 2020년 식약처 신속심사 1호 대상으로 지정돼 지난해 11월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연구개발 역량과 내분비내과 시장에서 구축해온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출시 3년차인 2026년에는 누적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해낼 것"이라며 "빠르게 처방처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 '엘리가드주 45㎎'의 적응증을 진성 성조숙증으로 확대하도록 승인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엘리가드주는 미국 '톨마'가 출시한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지난 2010년 한올바이오파마가 라이선스를 받아 국내에 유통·판매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이번 적응증 승인으로 엘리가드주를 진성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만 9세 미만의 여아 또는 만 10세 미만의 남아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증상을 말한다. 톨마는 지난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엘리가드에 대한 진성 성조숙증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엘리가드주가 몸속에서 서서히 약물을 방출시키는 '중합젤' 기술이 적용돼 적은 용량으로 장기간 약효를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엘리가드가) 입증된 임상적 효능 및 안전성과 더불어 긍정적인 의학적 평가를 받아온 만큼 국내에서 성조숙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아·중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혈액제제인 '면역글로불린'이 전국 병원에서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필수 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면역글로불린은 외부 침입에 반응해 혈액의 백혈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을 말한다. 체내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항원(침입자)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항체 작용을 한다.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해 자가면역 뇌염과 소아의 가와사키병, 이식 환자의 거부반응, 길랭-바레 증후군, 면역결핍 환자 치료 등에 널리 사용된다. 이들 환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의약품인 셈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8일 현재 이 의약품은 전국 대부분의 병원에서 재고가 거의 바닥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중증 환자들이 많은 서울대병원조차 최근 품귀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재고량을 늘렸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순태 교수는 "면역글로불린은 질병 항체를 분해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대체 불가한 약물"이라며 "약의 효과가 사라지는 반감기가 1개월 정도여서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주사를 맞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환자들이 생길 수
출산 후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알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로 승인을 얻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약회사 세이지(Sage)와 바이오젠(Biogen)은 양사 공동 개발한 새로운 항우울제 '주라놀론(zuranolone)'에 대해 이날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연내에 '주르주배(Zurzuvae)'라는 이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주라놀론은 신경 스테로이드(neurosteoird)를 이용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 gamma-aminobutylic acid)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낸다. FDA는 주라놀론에 대해 "성인들의 산후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 경구 투여 알약"이라며 "지금까지 산후 우울증 치료제는 특정한 의료시설에서 정맥 주사로만 투약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출산 후 4주에서 12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산후 우울증은 슬픔, 불안, 극심한 피로 증상을 동반한다. 심한 경우 태어난 아기를 돌보지 않고 아기를 해칠 수 있으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 매년 약 50만 명의 여성이 산후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추산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