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으로 광주·전남 거점 국립대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전공의 약 70%가 의료 현장을 이탈했다. 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ALIO) 공시를 보면 지난 1분기 전남대병원 전공의는 95명으로 전년 동기 315명 대비 30.2%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임의(펠로)는 같은 기간 25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와 전임의의 빈 자리는 겸직 교원과 임상 교수요원이 채웠다. 전남대병원은 겸직 교원 정원을 확대, 지난해 256명에서 올해 304명으로 48명 늘렸다. 의과대학 교수와 대학병원 의사를 병행하는 겸직 교원 정원 확대에는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 증원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었다. 진료 전담 의사인 임상 교수요원은 지난해 1분기 190명에서 올해 159명으로 줄었지만, 그 감소 폭이 전공의·전임의 수준에는 미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은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올해 초 신규 간호사 36명을 임용하고 전임의와 임상 교수요원을 상시 채용 중이다.
임신 중에도 호흡 장비 없이 차가운 바닷속에 잠수하는 제주 해녀들은 저체온증 내성을 높여주는 변이 등 잠수에 도움이 되는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 멀리사 일라르도 교수팀은 4일 과학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서 제주의 해녀와 해녀가 아닌 여성, 한반도 본토 여성에 대한 비교 실험 연구에서 제주 여성만 가진 잠수 적응 변이 2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라르도 교수는 "해녀들의 놀라운 잠수 능력은 유전자에 기록되어 있다"며 "해녀들이 임신 중에도 진짜 힘든 일인 잠수를 하는 것은 전체 제주 주민들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제주 해녀들은 공동체를 위해 일 년 내내 잠수하며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들은 열 살 무렵부터 잠수 훈련을 시작해 평생 잠수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놀라운 잠수 능력에 영감을 받아 이들에게 잠수 부담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생리적 특성이 있는지, 있다면 이런 특성이 유전적 적응 덕분인지 아니면 훈련 때문인지 밝히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제주 해녀 30명과 해녀가 아닌 여성 30명, 한반도 출신 31명의 생리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이 일식 현상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부터 이를 감지하고 생체 전기신호를 통해 전체 숲 차원의 응집된 반응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 서던크로스대 모니카 가글리아노 교수와 이탈리아공대(IIT)·영국 웨스트잉글랜드대 알레산드로 키올레리오 교수팀은 4일 과학 저널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서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의 나무들에 저전력 센서를 설치하고 관찰하는 연구에서 이런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식물이 생태계 내에서 능동적이고 소통하는 존재로서 동물 집단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복잡하고 협조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새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빛과 어둠의 주기는 생명체에 큰 영향을 주며, 일식 같은 사건은 독특한 생리 및 행동 변화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일식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식물의 행동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 숲의 가문비나무들에 맞춤 제작된 저전력 센서를 설치하고 일식이 일어나기 전과 진행되는 동안 여러 나무에서 일어나는 생체
의사의 손끝 감각에 주로 의존하던 팔의 근육 경직(spasticity) 진단을 정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팀은 환자의 팔에 미세한 힘을 가한 뒤 이에 대한 움직임 반응을 측정해 경직 상태를 수치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비숙련자도 수 분 내에 정량적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근육 경직은 뇌졸중,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한 운동 장애다. 기존에는 경직 정도를 환자의 느낌이나 의료진의 손 감각에 의존해 진단했는데,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크고 정량화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특히 어깨와 팔꿈치처럼 복합적인 관절이 동시에 작용하는 팔의 경우 정확한 진단이 더 어려웠다. 강 교수팀은 2자유도 직접구동 로봇을 이용해 팔에 미세한 힘을 가하고, 이에 따른 움직임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함으로써 경직 상태를 수치로 환산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로봇을 활용한 경직도 측정 기술은 비선형성(같은 자극을 줘도 반응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한 신뢰도 문제 때문에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강 교수팀은 이 문제의 원인이 사람 팔이 아니라 로봇 시스템 내부의 잔여 마찰
미국에서 뱀에 200번 물린 남성의 피를 이용해 만능 해독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전직 트럭 정비사였던 팀 프리드(57) 씨는 뱀독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18년간 코브라, 블랙맘바, 타이판 등 치명적인 독사에게 200차례 이상 일부러 물렸다. 또 700회 이상 뱀독을 추출해 몸에 스스로 주입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코브라 두마리에게 잇따라 물려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런 '실험'을 계속했으며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유튜브에도 기록했다.프리드 씨의 사연을 알게 된 미국 생명공학회사 센티백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컵 글랜빌 박사는 곧바로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글랜빌 박사는 특히 여러 종류의 뱀독에 효과가 있는 '광범위 중화항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뱀의 독은 종마다 달라 해독제도 모두 달라져야 하지만, 모든 뱀독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부분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는 해독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글랜빌의 연구팀은 프리드 씨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했고, 동물 실험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독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전 세계적인 홍역 유행이 지속되면서 '홍역 퇴치국가'인 우리나라의 올해 홍역 환자도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다를 기록 중이다. 해외여행이 늘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홍역을 비롯해 사라진 줄 알았던 질병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올해 홍역 환자 50명 넘어서…베트남 등서 유입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신고된 홍역 환자는 모두 52명이다. 지난해 1년 전체 동안 발생한 환자 49명보다도 많은 것으로, 2019년(연간 194명) 이후 6년 만에 최다다. 국내 홍역 환자는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 6명, 2021년과 2022년엔 0명이었고, 이후 2023년엔 8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한 홍역 퇴치 국가다. 2001∼2002년 홍역 대유행 시기 5만5천여 명의 환자가 나왔다가 정부의 집중적인 퇴치사업으로 환자가 급감하며 2006년 홍역 퇴치 선언을 했다. 이어 WHO가 강화한 인증 기준에 따라 2014년 홍역 퇴치국 인증을 받아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규모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홍역 퇴치국 지위가 유지되는 것은 국내 환자 대부분이 해외 유입 사례이기 때문이다. 올해 환자 5
봄이 무르익는 5월은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이들에게는 유독 시린 계절이다. 세상은 5월에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이들은 온전했던 때로 가정을 되돌릴 수 없다. 유족들의 시간은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난 그날에 멈췄고, 가까스로 삶을 살아가더라도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함께한 기억 때문에 제자리에 멈춰 가슴을 부여잡는다. 고인의 장기 기증을 선택한 유족들은 그의 일부나마 이 세상에서 잘살고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사무치는 그리움을 견뎌낸다. 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달 3일 현재 기증원 홈페이지의 '추모공간'에는 유족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들에게 쓴 편지 1만2천여건이 쌓여있다. 기증원은 장기 및 조직의 기증 활성화를 위해 그들의 숭고한 뜻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의 수정을 거쳐 편지 내용을 활용할 수 있게 공개했다. 가족들이 쓴 편지에는 온통 '사랑한다', '보고 싶다'는 말이 담겼다. 평범한 이들이 언제든 마주 보고 할 수 있는 말이면서도, 선뜻 잘 쓰지 않는 말들이다. 2013년 1월 31일에 쓰인 첫 번째 편지는 '고맙다, 좋은 일을 하고 떠나서.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자신을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
잠시 주춤하던 외국인·재외국민의 건강보험 부정수급액이 지난해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실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재외국민 부정수급 적발 인원은 1만7천87명으로 2023년(1만4천630명)보다 16.8% 늘었다. 부정수급 적발 인원은 2021년 4만265명에 달했다가 2022년 1만8천491명, 2023년 1만4천630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정수급 건수와 액수도 일제히 증가세로 바뀌었다. 지난해 부정수급 건수는 4만5천909건으로 2023년(4만20건) 대비 14.7%, 부정수급액은 25억5천800만원으로 2023년(19억9천100만원) 대비 28.5% 각각 늘었다. 부정수급 유형을 보면 건보 자격을 잃고도 건보 급여를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건보 자격 상실 후 부정수급을 받아 적발된 인원은 지난해 1만7천11명, 건수는 4만4천943건, 액수는 25억600만원 상당이었다. 적발 인원의 국적은 중국이 1만2천33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679명, 베트남 605명 등이었다.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으로 건보 급여를 부정하게 받았다가 적발
도시화 추세가 유지돼도 인구가 줄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 늘어나 토지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4일 한국환경연구원 '국토이용 전환시나리오에 따른 토지 기반 탄소중립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현재 수준으로 도시화가 진행돼도 인구가 소멸해 전체 주거지가 줄며 토지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2054년 기준 7천936만578t(톤) 순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은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활용해 우리나라 인구가 2030년 5천119만9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30년 5천52만5천명, 2046년 4천873만9천명, 2054년 4천535만1천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제한 뒤 예측 모델을 통해 토지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했다. 연구진은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등을 토대로 주거지와 농경지, 습지에선 각각 1ha(헥타르·1ha=1만㎡)당 연간 915.27t과 90.18t, 2.35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산림과 초지(草地)에선 8.52∼11.74t과 15.91t의 온실가스가 흡수된다고 설정했다. 나대지와 유휴지는 온실가스를 배출도, 흡수도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현 수준 도시
거의 모든 소아청소년 환자의 보호자는 입원 시 1인실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실에 입원할 경우 아이들의 추가 감염을 우려해서이다. 이런 수요에 따라 소아청소년병원의 병실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옛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어린이날을 앞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4일∼올해 4월 24일 입원 환자 보호자 2천855명을 대상으로 한 소아청소년병원 병실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서 어떤 병실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1인실을 선택한 응답률이 96%(2천743명)를 차지했다. 1인실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에 옮을 가능성(교차 감염) 때문'이라는 답이 49%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교차 감염과 사생활 침해 등'을 선택한 이들도 28%였다. 응답자 중 다인실을 이용해 봤다는 비율은 70%였다. 이들의 경우 94%가 "다인실 이용 중 다른 감염병이 옮을까 불안했다"고 답했다. 보호자들 사이에서 1인실 수요가 크지만, 실제 병원에서의 1인실 비중은 크지 않아 민원이 잦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1인실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분만병원과 달리 소아청소년병원은 '1인실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