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이 화학반응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상태인 '전이상태'(Transition-State)의 구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전이상태는 반응물과 생성물 중간에 위치하는 화학 반응으로, 이 상태의 분자 구조가 전체 반응의 속도와 에너지 분포, 생성물의 수율을 결정짓게 된다. 하지만 펨토초(1천조분의 1초)보다도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실험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빛과 분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양자역학적 분자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분광학 기법을 이용해 메틸아민(CH3ND2)의 전이상태 분자구조를 규명했다. 물질의 에너지에 따른 전이상태 구조 변화를 실험적으로 관측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상규 교수는 "전이상태 구조는 특정 화학반응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설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호에 실렸다.
제주 방문 전 베트남을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지난 6일 외국인 관광객 A씨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베트남에서 한 달 보름가량 체류한 뒤 지난달 22일 한국으로 입국해 서울에서 지내다 지난 1일 제주를 찾았다. 발열 등 증상은 지난 3일부터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9년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도민 1명에 이어 5년 만이다. 보건당국은 현재 환자 동선과 접촉자 등에 관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역은 제2급 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지만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담배 출시 이후 1달 내 유해 성분을 검사하도록 하는 등의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지난 6일 입법예고했다. 이는 2023년 제정된 담배유해성관리법이 올해 11월 1일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법은 담배 제조·수입 판매업자가 2년마다 제품의 유해 성분 함유량 검사를 받고 이를 식약처에 제출, 전 국민에 공개하도록 명시했다. 액상형·궐련형 등 전자담배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마련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는 담배 제조·수입 판매업자가 판매 중인 담배에 대해 법 시행일로부터 3달 내 유해 성분 검사를 의뢰하고, 이후 2년마다 해당 연도 6월까지 재의뢰해야한다고 기간을 명시했다. 새롭게 출시된 담배의 경우 판매 개시 이후 1달 안에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검사 기관은 식약처장이 지정하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시험수행 능력 등을 요건으로 심사한다. 담배 제조업자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 발급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식약처장은 매년 12월 31일까지 검사 결과에 나온 유해 성분 정보와 성분별 독성·발암 여부 등을 누리집에 공개하게 된다. 시행령은 체계적인 담배 유해성 관리를 위해 관
비타민D가 암을 예방하고 암 진행을 억제하는 데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성 담도암 등 특정 암에서는 고용량 비타민D가 오히려 생존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연구팀은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173명의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경향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담도암과 비타민D의 연관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적고, '비타민 주사'에 대한 암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용량 비타민이 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분석에 착수했다. 그 결과 여성 담도암 환자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15%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그래프가 뚜렷하게 우상향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단 남성 담도암 환자에게서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남녀 불문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에게서는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가 51% 감소했다. 비타민D가 암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통념과 이번 결과가 상충하는 이유로 연구팀은 암
정확한 함유량과 위험성 등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였던 담배 속 유해성분 정보가 내년부터는 의무적으로 공개된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의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6일 입법예고했다. 이는 2023년 제정된 담배유해성관리법이 올해 11월 1일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법은 담배 제조·수입 판매업자가 2년마다 제품의 유해 성분 함유량 검사를 받고 이를 식약처에 제출, 전 국민에 공개하도록 명시했다. 일부 액상형·궐련형 등 전자담배도 대상에 포함됐다. 만약 판매업자 등이 유해 성분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 결과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받게 되고, 기한 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담배 제품은 회수·폐기될 수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2005년 담배 유해성분을 분석하고 공개할 의무를 규정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했지만, 담배회사의 반발 등으로 성분 공개는 계속 미뤄져 왔다. WHO에 따르면 담배에는 4천여 가지 화학물질과 70종이 넘는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 중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을 담뱃갑에 표기하고, 나프틸아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도 학생의 성적이나 정신건강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대는 최근 휴대전화 사용 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 수면 및 운동 수준,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정책은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했다. 하루 사용 시간 총량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제한적인 학교 전화 정책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 또는 관련 결과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과는 영국 보수당 정부가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지침을 내린 지 딱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보수당은 작년 연말에 이런 지침에 강제성을 부여하려고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법안까지 발의했다. 다만, 현 노동당 정부는 법안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최근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보수당의 제안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는 휴대전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4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 수가 유행 기준을 크게 초과해 주의가 필요하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5주차(1월 26일∼2월 1일)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외래환자 1천 명당 30.4명이었다. 독감 환자 수는 1월 1주차 정점(99.8명)을 찍은 후, 2주차 86.1명, 3주차 57.7명, 4주차 36.5명, 5주차 30.4명으로 4주 연속 감소했다. 독감 환자는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27.2명)보다 많은 데다 2024∼2025절기 독감 유행 기준(8.6명)의 3.5배가 넘기 때문에 예방 접종 등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 연령별로는 7∼12세 환자가 1천명 당 50.0명으로 가장 많고 13∼18세 39.9명, 1∼6세 36.8명 순으로,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았다. 65세 이상 고령층 독감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13.5명이었다. 병원급 이상(221개소)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 1월 5주차 독감 입원환자는 276명이었다. 입원환자는 1월 2주차 1천627명으로 최다 발생 후, 3주차 1천239명, 4주차 737명, 5주차 276명으로 3주 연속 감소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호흡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는 순간의 '임계전이'(臨界轉移, critical transition) 현상을 포착해 암세포를 다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스위치를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암세포를 사멸시켜 치료하는 현행 항암치료 방식은 내성으로 인해 암이 재발하거나 정상세포까지 죽이는 등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디지털트윈(가상모형)을 통해 암의 악성을 억제하고 정상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려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가역 치료의 이론적 가설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 발생 과정에서 일어나는 임계전이 순간에 주목해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불안정하게 공존하는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임계전이는 물이 100도에서 갑자기 기화되는 것처럼 시스템이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며 급격한 상태 변화를 보이는 현상이다. 임계전이를 겪은 후에는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하며, 임계점에 가까워질수록 기존 상태와 새로운 상태가 공존하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활용해 정상세포의 임계전이를 관장
척추 수술 후 환자의 보행 재활 훈련에 로봇을 활용했을 때의 안전성과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낙상 공포가 사라진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재활 훈련에 임하면서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훈련 전보다 평균 39% 향상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 연구팀은 2023년 6월부터 그해 12월까지 이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로봇 보조 보행 훈련(RAGT)의 효과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로봇 보조 보행 훈련은 수술 후 걷기가 어려운 환자에게 의료용 로봇을 착용시켜 서기와 균형 잡기, 평지 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활을 말한다. 연구팀은 척추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로봇 보조 보행 훈련 5회를 적용했고, 훈련이 종료된 후 기능적 변화와 만족도 등을 설문 조사로 평가했다. 환자들은 수술 후 평균 17.9일 만에 로봇 보조 보행 훈련에 돌입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재활을 마쳤다. 연구 결과 환자 보행 능력을 평가·분류하는 기능적 보행지수(FAC)는 훈련 전 2.65점에서, 훈련 완료 후 3.78점으로 상승했다. 훈련 후 일상생활에 필요한 개인위생, 의복 착용, 식사하기
미세플라스틱이 질병을 부를 가능성까지 의심할 정도로 인체를 급속히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진은 시신을 수십구 해부해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오염도 추이를 조사한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메디신에 3일(현지시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2024년 초 시신들의 신장과 간에서는 2016년 시신들보다 7∼3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측정됐다. 이는 에베레스트에서부터 마리아나 해구까지 광범위하게 퍼진 미세플라스틱이 사람들 장기에도 점점 많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연구진은 예민한 기관인 두뇌에서도 2016년보다 2024년에 50%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관찰됐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매슈 캠펜 교수는 CNN에 "평균 45∼50세 정도인 보통 사람들의 뇌 조직에서 우리가 관측한 농도는 1g당 4천800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며 무게로 따질 때 0.48%"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뇌가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인 셈"이라며 머리에 플라스틱 숟가락이 한 개씩 온전히 들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망 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이들의 두뇌에서는 파편 같은 플라스틱 조각이 건강한 이들보다 3∼5배 많다는 점
과거에는 극히 부유한 엘리트 계층이나 희소 유전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비만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미국 성인의 평균 체중이 1960년대보다 10㎏ 늘었고 미국인의 70%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다.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이 됐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2022년 어느 날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한 임상 결과를 발표해 학자들을 놀라게 한다. 68주 동안의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의 체중이 평균 15% 감소한 것이다. 바야흐로 마법의 비만 치료제가 탄생한 순간이다.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현대인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해악을 경고한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신간 '매직필'(어크로스)에서 식품 산업과 비만의 관계, 비만 치료제의 명암 등을 살펴본다. 그가 우선 주목하는 것은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나 오젬픽,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같은 '글루카곤 유사펩티드-1(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폭식의 즐거움을 공유하던 비만인 친구가 40대 중반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하리는 살을 빼기로 결심하고 오젬픽을 사용한 경험을 들려준다. 투약
4일 아침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8.7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날 전국 낮 최고기온이 영하 7도에서 영상 2도 사이에 분포하는 등 대부분 지역이 한낮에도 영하권에 남아있겠으니 어르신과 어린이 등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강추위에 가장 주의해야 할 한랭질환은 저체온증이다. 질병청이 전국 514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일까지 한랭질환자 233명이 신고됐고, 이 중 저체온증이 84.5%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134명으로 57.5%를 차지해 과반이었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167명(71.7%), 발생 시간은 오전 6∼9시 사이가 50명(21.5%)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청은 이번 주 내내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는 게 좋고, 외출 전에는 체감온도 등 날씨 정보를 확인한 뒤 보온을 위해 내복과 얇은 옷을 겹쳐 입는 게 좋다. 장갑과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것도 체온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대규모 불꽃놀이 축제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농도를 크게 높여 잠재적인 건강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한양의대·아주의대 예방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2023년 서울과 부산에서 각기 개최된 불꽃놀이 축제 당시 주변 대기오염 물질의 시간적, 공간적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전후 1주일 동안 인근 측정소(서울 40개, 부산 31개)의 대기오염 농도 추이를 비교했다. 대기오염 농도 추이는 주요 인체 위해 물질인 초미세먼지(PM 2.5), 미세먼지(PM 10) 등의 시공간적 변화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이 결과 서울의 경우 2023년 10월 7일 오후 7시 반께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0∼15) 수준인 9∼12에 머물렀지만, 불꽃놀이 동안 계속 상승해 끝난 지 1시간 만 인 오후 9시 반께는 31∼36배 높은 320을 기록했다. 미세먼지도
암세포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약물 반응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최적의 항암제 조합과 투여 농도를 제시해 환자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정밀 항암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는 4일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남호정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별 항암제의 조합과 투여 농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AI 복합 항암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I 기반 복합 항암제 효능 예측 연구는 방대한 약물을 대상으로 최적의 조합 결과를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목적이다. 복합 항암제 치료는 두 가지 이상의 항암제를 조합해 사용하는 치료법으로, 단일 항암제 치료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크고 독성이 낮으며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조합이 잘못될 경우 강한 독성이나 오히려 낮은 효능을 초래할 수 있어 최적의 조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 방식은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 항암제 약효 예측 모델은 임의의 암세포·약물·약물 농도에 대해 복합 항암제의 효능·상호작용을 높은 정확도로 유추할 수 있다. 암세포 유전자 발현량과 단일 항암제의 구조 정보를 활용해 암세포와 단일 항암제 사이의 약물 메
'MBTI'가 가고 'HSP'가 왔다. 혈액형에 이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우리 사회를 휩쓴 가운데, 이제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 테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HSP는 2006년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제시한 개념으로, 직역하면 '매우 예민한 사람' 혹은 '매우 민감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민감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5~20%가 HSP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P는 크게 ▲초감각 ▲초감정 ▲심미안의 세 가지 주요 특성을 가진다. 초감각은 작은 소리나 밝은 조명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특정 옷감의 질감에도 불편함 등을 느끼는 것이다. 초감정은 타인의 감정과 기분을 쉽게 감지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심미안은 자기 주관과 잣대가 강해서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확고한 취향을 가지는 경우다. 현재 온라인에는 HSP 테스트가 배포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간이 HSP 검사를 해볼 수 있다. HSP 테스트에는 '다
20∼30대 남성 2명 중 1명은 비만이고, 30%가량은 당뇨 전 단계 또는 고혈압 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이러한 내용의 '2030 한국 성인의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의 유병률과 비만의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원광대산본병원 김승희 교수)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1년) 자료를 토대로 19∼39세 젊은 성인 3천609명(남성 1천646명·여성 1천963명)의 비만율과 동반하는 대사질환의 유병률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남성 1천646명에서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 유병률은 45.4%에 달했고, 당뇨 전 단계는 29.2%, 고혈압 전 단계는 31.1%였다. 여성 1천963명에서 각각의 유병률은 비만 20.5%, 당뇨 전 단계 17.7%, 고혈압 전 단계 12.5%로 조사됐다. 국내 젊은 성인의 비만은 모두 낮은 수준의 교육, 고위험 스트레스와 관련 있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기혼, 낮은 소득 수준, 과거 흡연력, 음주가 비만에 영향을 끼쳤다. 여성은 무직 등 노동 상태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추려졌다. 연구팀은 비만과 비만 위험 요인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는 데 일부 제한이
30대 여성 A씨는 갑작스러운 혈뇨에 혹시 암이 아닐지 덜컥 겁이 났다. 이내 여러 병원을 찾아 방광 내시경, 콩팥 조직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한 결과 다행히 암은 아니었다. 하지만 혈뇨 증상은 몇 년에 걸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한 대학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호두까기증후군'(Nutcracker Syndrome)이라는 생소한 질환을 진단받았다. 호두까기증후군은 왼쪽 콩팥 정맥이 대동맥과 상장간동맥 사이에서 눌려 콩팥 안에 압력이 증가하면서 미세한 콩팥 조직과 혈관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증상으로는 왼쪽 콩팥 정맥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콩팥 속의 작은 정맥이 터져 혈뇨가 발생하거나 단백뇨, 옆구리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호두까기증후군이라는 질환명은 두 동맥이 콩팥 정맥을 누르는 모양새가 마치 호두까기 기계의 집게처럼 보이고, 콩팥 정맥이 호두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문제는 호두까기증후군이 아직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조차 생소한 질환이라 A씨의 사례처럼 증상이 나타나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힘들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도 이제야 진단과 치료법 등에 대
잠잘 때 꿈 단계에 들어가는 데 오래 걸리는 급속 안구 운동(REM) 수면 지연 증상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웨 렁 교수와 중국 베이징대 단타오 펑 교수팀은 2일 알츠하이머병 협회 저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서 꿈 단계 수면에 들어가는 데 오래 걸리면 기억 통합 능력이 저하되고 감정 조절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수면의 질과 양이 알츠하이머병(AD) 및 관련 치매(ADRD)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하지만 수면 구조, 특히 REM 수면과 알츠하이머병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REM 수면은 점점 더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는 3단계의 비렘수면(non-REM sleep)에 이어서 진행된다. 4단계 수면에 들어가는 데는 연령에 따라 90분 이상이 소요되고 보통 하룻밤에 4~5회 정도 반복될 수 있으며, 고령자는 REM 수면에 도달하는 데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렁 교수는 REM 수면 동안 뇌는 기억, 특히 감정적 기억을 처리해 장기 저장에 기록한다며 "REM 수면이
생쥐에서 임신 초기에 활성화돼 출산 시기를 조절하는 분자 타이머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사람에게서도 같은 기능을 할 경우 조산 위험 진단과 대응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아드리안 에를레바허 교수팀은 과학 저널 셀(Cell)에서 생쥐에서 유전자 조절 단백질인 'KDM6B'가 분만 관련 유전자 발현에 작용해 분만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에를레바허 교수는 "이 연구는 조산이 그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임신 초기에 일어나는 일로 인해 유발될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이 결과가 조산의 근본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의 정상적인 임신 기간은 38~42주지만 전체 출생의 10%는 37주 이전에 발생하는 조산이며, 이 경우 아기는 여러 가지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임신부를 분만 상태로 전환하는 유전자를 조절할 것으로 보고 연구해온 KDM6B 단백질이 생쥐에서 임신 기간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KDM6B는 세포 내 DNA 조직화에 도움이 되는 구조인 히스톤(histone)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해 미세조류가 독소를 생성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단세포성 생물인 미세조류는 산소를 발생시키고 유기물을 생산하는 역할을 해 해양 생태계에 없어선 안 될 존재이지만, 모든 미세조류가 환경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일례로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Alexandrium pacificum, 이하 퍼시피컴)이라는 미세조류의 경우 수산물에 축적될 수 있는 신경 독소를 생성하는 데, 사람이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유해 미세조류의 독소 제거를 위해 화학약품 처리나 기계적 제거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등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퍼시피컴과 박테리아인 '자나스키아 시스타우젠스'(Jannaschia cystaugens, 이하 시스타우젠스) 간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시스타우젠스로부터의 신호 전달이 퍼시피컴의 독소 합성 유전자 발현을 초기에서부터 고도화까지 전 단계에 걸쳐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퍼시피컴은 시스타우젠스와 영양분을 경쟁하며 독소의 합성 경로와 에너지 대사를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와의 물리적인 접촉이 퍼시피컴
충남대는 물리학과 김문덕 교수팀이 미량의 유해 가스를 높은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가스 센서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김 교수팀은 표면 탄성파(SAW·surface acoustic wave) 소자에 정전기적 자가 조립 반응 물질인 'CuO@V2C MXene'을 하이브리드 반데르발스 이종 구조(vdW-HS) 감지 소자로 제작했다. 하이브리드 SAW 센서의 황화수소(H2S) 가스 감지 성능을 높이기 위해 표면적 증가, 풍부한 표면 말단 그룹, 결함 상태, 산소 빈자리 및 반데르발스 이종 구조의 쇼트 키 장벽 변조를 통해 전하 이동과 H2S 가스 흡착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낮은 농도(20ppm)의 H2S 가스를 높은 정확도로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센서가 비용 대비 높은 효율과 다양한 조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환경 보호, 의료 및 산업 모니터링 등 각 분야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문덕 교수는 "Al 적용 후속 작업을 통해 여러 유해 가스에 대한 선택도 및 감도 향상 연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컴포지트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스(Advanced Composites and
긴 설 연휴를 마친 뒤 오히려 더 큰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휴 내내 이어진 늦잠과 같은 불규칙한 생활, 과식과 음주 등이 생체 리듬을 깨뜨리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때 피로를 빨리 떨쳐내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1일 "연휴 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연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통해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몸을 단계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평상시와 같이 조정하고, 야식을 피하고 수면 환경을 안정시키는 게 좋다. 아침에 일정 시간 햇볕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 연휴에 이어 이번 주말까지 쉰다면 마지막 날을 일상 복귀를 위한 일종의 '완충 기간'으로 두고 일상적인 수면과 식사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다. 피로에 대한 보상 심리로 과한 수면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조 교수는 "피곤하다면서 무리하게 잠을 많이 자려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민들이 병원을 자주 찾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한국의 병원 외래진료 이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통계를 보면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17.5회로 OECD 회원국 평균(6.3회)의 2.8배에 가깝다. 최근 몇 년 새 1년에 10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이 50만명을 넘었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가 나올 정도로 병원 진료를 받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무분별한 의료서비스 이용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의료 이용 행태를 '건강 문해력'(Health Literacy)이란 개념을 이용해 분석한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건강 문해력은 아직 개념적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통상 올바른 건강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 건강 정보와 서비스를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보건사회연구' 12월호에 실린 '건강 문해력의 영향 요인 파악 및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에 따르면 소득·교육 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건강 문해력이 낮고, 건강 문해력이 낮을수록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요즘 같은 건강정보 과잉
유방암 생쥐 모델에서 한 번 투여로 부작용 없이 종양을 제거하거나 종양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저분자 치료 물질(ErSO-TFPy)이 개발됐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인간에게 적용되면 유방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 폴 헤르겐로더 교수팀은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서 한 번 투여로 부작용 없이 유방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저분자 물질(ErSO-TFPy)을 개발, 생쥐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방암은 치료법 발달에도 여전히 여성 암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유방암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수술과 수년간의 호르몬 요법이 필요하다. 이런 치료법은 화학요법보다 내약성은 좋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암 재발 및 치료 내성 위험이 있어 종양 세포를 선택적, 공격적으로 죽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헤르겐로더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유방암 종양에서 괴사성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저분자 물질(ErSO)을 개발했으나, 이 물질은 심각한 부작용